석가탑 등 국보 훼손 심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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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국보인 석가탑(21호)과 다보탑(20호), 감은사지 서탑(112호)이 심하게 훼손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8일 문화재청과 경주시는 "3개 탑의 훼손이 심해 적절한 보존책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10일부터 오는 4월 9일까지 예정으로 정밀 안전진단을 벌이고 있다" 고 밝혔다.

경기도의 ㈜고려엔지니어링이 1억3천8백만원에 맡은 정밀안전진단은 겨울철 작업곤란, 불국사법회 등을 이유로 지난달 8일부터 일시 중단돼 있다. 경주시는 불국사와 협의, 조만간 안전진단에 다시 나설 방침이다.

경주시와 문화재청에 따르면 석가탑과 다보탑의 경우 기단(基壇)위에 세운 넓은 면석의 틈이 3~4㎝정도씩 벌어지는 이완현상이 생겼고 석재 표면에서 염분이 배어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감은사지 서탑과 석가탑은 석재가 얇게 벗겨지는 박리(剝離)현상과 석재껍질이 다소 두껍게 일어나는 탈락(脫落)현상이 생기고 있으며, 이중 감은사지 서탑의 정도가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은사지 동탑의 경우 1996년 보수보강 작업을 실시,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다보탑은 군데군데 석재 원래 색깔보다 시커먼 '돌꽃' 이 피거나 진한 이끼색으로 변색돼 있고 빗물 등이 흘러내린 자국도 남아 있는 등 변색.오염이 진행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문화재청은 국립문화재 연구소에 의뢰해 해마다 이들 문화재에 대한 정기점검을 실시해왔다.

지난해 점검 결과 훼손정도가 심하다고 판단, 예산을 확보해 정밀진단에 들어간 것이다.

문화재청 유형문화재과 홍두식(洪斗植.건축6급)씨는 "탑이 1천년 이상 외부에 노출되면서 산성비.풍화작용.염해 등으로 손상을 입었기 때문" 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다행히 세개 탑 모두가 구조적으로는 안전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상.하반기 두차례 정기점검을 실시한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수직기울기의 변동이나 탑의 변형이 없고 심한 균열도 일어나지 않는 등 구조적으로는 안전한 상태" 라고 밝혔다.

문화재청과 경주시는 정밀 안전진단을 통해 이들 문화재의 훼손 원인과 예상되는 진행 경로 등을 밝혀 낸 뒤 해체복원 여부 등 보수.보강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경주=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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