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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차이나타운 '원조 자장면 맛' 중화요리 거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인천의 차이나타운-. 인천시 중구 선린동 25 일대는 청관(淸館.중국인 거리)으로 불린다.

1883년 개항 이후 한때 2천3백여명의 화교가 거주할 정도로 번성했으나 지금은 3백여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한.중 교류 확대 등의 영향으로 차아나타운은 제2의 화려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에서 경인 전철을 타고 인천역에 내려 앞을 바라보면 중국식 전통 대문인 우람한 패루(牌樓)가 한눈에 들어온다.

4개의 붉은 기둥과 형형색색의 지붕(7개)으로 이뤄진 폭 17m, 높이 11m의 패루 상단에 '중화가(中華街)' 라고 적혀 있다.

패루를 지나 자유공원 쪽으로 좁은 언덕길을 올라가면 중국식 전통 가옥촌 사이로 틈틈이 붉은색 간판이 울긋불긋한 중국 음식점들이 나타난다.

전국민의 사랑을 받는 우리나라 고유의 자장면을 처음 만들어낸 '공화춘' 음식점은 없어졌지만 아직도 화교들이 10여곳의 가게를 운영하며 중국음식 맛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주방장 또는 사장이 화교 2~3세로 요리 이름은 같아도 맛은 업소마다 조금씩 다르고 나름대로의 요리 비법을 갖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새롭게 단장한 태화원(太和園)은 전국에서 유일한 채식 요리로 유명하다.

9백여가지의 중국요리를 만들 수 있다는 손덕준(孫德俊.46)사장이 직접 개발한 채식 요리는 순수 야채와 식물성 재료만을 넣어 만든 요리다.

돼지고기.닭고기.쇠고기 등 육류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콩.표고버섯.두부.찹쌀.감자 등을 주원료로 하고 있다.

"콩으로 햄을 만들고 두부로 고기 맛을 냅니다. 순수하게 식물과 채소류 만으로 요리를 만들지만 다양한 고기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

孫사장의 설명대로 매콤하고 씹는 맛을 내는 채식 탕수육과 각종 야채를 생선 모양으로 재현한 채식 생선요리는 신선하고 깔끔해 식도락가들의 혀를 즐겁게 하고 있다.

이밖에 콩으로 닭고기 맛을 낸 라조육, 당면과 각종 야채를 볶아 만든 춘권, 두부와 볶은 야채를 넣고 두반장(豆瓣醬.대만 고추장)으로 양념한 마파두부 등도 독특한 맛을 낸다.

개항 당시 인천 최고의 요리집 공화춘의 주방장이었던 부친으로부터 중국요리 비법을 전수해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孫사장은 "채식 요리의 원료는 대만에서 직접 수입한 것으로 성인병 예방은 물론 정신이 맑아지는 건강식" 이라고 자랑했다.

차이나타운에 있는 음식점들에서는 일반적으로 중국요리에 첨가하는 향료를 사용하지 않고 한국인에게 맞게 간장과 마른고추, 생강 등을 볶아 만든 소스를 넣는다.

다양한 요리를 즐기고 싶을 경우에는 냉채.삭스핀.생선요리.닭고기 등 6가지 음식이 코스로 나오는 정식요리를 주문하는 것이 좋다.

뭐니뭐니해도 중국 음식의 기본은 자장면. 일반 자장면과 달리 차이나타운의 자장면은 죽순.벼고버섯.부추.새우 등 10여가지 재료에 업소마다 직접 만들어 1년 정도 숙성시킨 춘장을 사용해 느끼하지 않고 담백한 맛을 낸다.

다른 곳 자장면은 재료를 다지듯 토막내 면을 다 먹으면 소스가 남지만 이 곳 자장면은 재료를 채로 썰기 때문에 손님들이 젓가락질하기 쉽고 소스의 맛을 충분히 맛볼 수 있다.

이에 따라 태화원 자장면(http://www.chajangmyon.co.kr)의 경우 지난해 인천시가 주관한 향토음식점 심의에서 '향토 자장면' 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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