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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하 평통 부의장 3차상봉 북한 후보에 형 포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형님이 오신다니 분단으로 겪어야 했던 우리 가족 50년 회한이... "

김민하(金玟河.67.사진)민주평통자문회의 수석부의장(전 한국교총 회장)은 6.25 때 서울에서 행방불명된 형 성하(成河.75)씨가 3차 이산가족 상봉 북측명단에 포함됐다는 소식에 목이 메었다.

"형님은 대구 경북중학을 졸업하고 일본에 유학갔다가 해방 뒤 귀국해 당시 고려대 경상학부 3학년이었어요. 6.25 직전 서울로 놀러가 마지막으로 만난 며칠 뒤 소식이 끊겼지요. "

金부의장은 6.25 당시 10남매 중 세명이 생이별한 비운의 가족사를 떠올렸다.

둘째인 성하씨 외에 출가했던 셋째 옥희(玉姬.73)씨, 김천중학 재학 중 의용군에 끌려간 다섯째 창하(昌河.69)씨도 전쟁통에 헤어진 것.

그는 "전쟁이 끝난 뒤 옥희누님을 찾느라 시댁이 있던 경북 안동, 누님을 본 사람이 있었다는 괴산 등 가보지 않은 곳이 없다" 며 "우리 가족은 어느 누구보다 동족상잔의 피해를 본 셈" 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어린 시절 내가 늑막염과 폐렴을 앓았는데 성하형이 문경 산골짝까지 찾아가 약초를 구해다 주셨다" 며 "부모님에게도 지극한 효자였다" 고 회상했다.

金부의장의 아버지 김원출씨는 1971년(당시 72세) 작고했고, 어머니 박명란(朴命蘭.100)씨는 생존해 있지만 6개월 전부터 와병 중. 金부의장은 "형을 기다리며 평생 눈물을 쏟았던 어머니가 형을 알아볼 수 있을는지... 가슴이 아프다" 고 안타까워 했다.

그는 "중앙대 강사 시절인 61년 간첩 황태성 사건 때 형님의 북한 생존 소식을 알게 됐다" 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평양 정상회담을 수행했지만 개인적인 소망을 위해 형을 찾아볼 수는 없었다" 고 했다.

金부의장은 중앙대 교수(정외과).총장을 지냈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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