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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릭 미국 무역대표 '현대전자 발언' 파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미 무역대표부(USTR)대표로 지명된 로버트 졸릭은 역시 깐깐했다.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그는 한국 정부의 현대전자 지원조치를 문제삼고 나왔다.

그의 이날 발언은 '자유무역' 을 저해하는 각국 정부의 움직임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이날 청문회에서 한국 문제뿐 아니라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앞서 약속한 시장개방 일정을 지켜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의회와 행정부로 이원화한 대외통상정책 결정과정을 대통령의 '신속협상권' 을 회복해 일원화하자는 주장도 폈다.

자유무역 신봉자로 알려진 그의 성향이 잘 드러난 것이다. 졸릭은 이미 대표지명 수락 연설에서 "시장개방은 미국에 가장 좋은 카드" 라고 말한 적이 있다. 세계시장의 문이 열리면 열릴수록 미국의 이익이 증대된다는 시각이다.

이런 점으로 미뤄볼 때 미국의 통상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USTR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정책을 펼칠 것인지 쉽게 짐작이 된다.

한편 미국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을 통해서도 산업은행의 현대전자 회사채 인수가 부당하다는 지적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재경부 관계자는 "미 워싱턴에서 31일(현지 시간) 열리는 한국.IMF간 연례협의결과 보고에서 미국이 강하게 문제제기를 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고 말했다.

이와 관련, 31일 오후 정부 과천 청사에서 열린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진념 경제부총리는 한덕수 통상교섭본부장에게 대응책 마련을 지시했다.

이에 韓본부장은 "현재 외교채널을 통해 미국측에 우리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으며, 이 사안이 WTO로 가더라도 문제가 없도록 법률 전문가들과 대책을 마련 중" 이라고 밝혔다.

외교통상부의 고윤주 사무관은 "회사채 신속 인수는 일시적인 자금난을 겪는 기업에 대해 구조조정 이행을 전제로 일시적으로 취하는 조치" 라며 "대상 기업으로 선정되려면 일정 요건을 충족해야 하므로 특정 기업에 대한 혜택이 아니다" 고 설명했다.

송상훈.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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