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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마당] 학생들 봉사활동 계단청소는 보기 안좋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며칠 전 한 1호선 지하철 역에서 안쓰러운 모습을 보았다.

중학생으로 보이는 어린 학생이 계단에서 먼지를 뒤집어쓴 채 쏟아져 나오는 인파에 휩쓸리며 비질을 하고 있었다.

역 사무실에 가서 물어봤더니 직원이 "공공기관에 봉사활동을 나온 중학생" 이라며 "표 파는 일을 시킬 수 없어 청소를 시킨 것" 이라고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과연 그래야만 했을까. 지하철 역에서 봉사활동을 한다면 계단을 오르기가 힘든 노약자를 부축한다든지 무거운 짐을 든 사람을 도와주는 일도 가능하다. 바닥에 사람들이 버린 껌을 떼는 일은 어떤가.

굳이 그런 일을 시켜야 했다면 현장에 반드시 지하철 역의 책임자가 함께 있어야 했다는 생각이다.

또한 '청소년들에게 ' '봉사활동' 등과 같은 글씨가 쓰인 조끼를 입혀서, 본인뿐만 아니라 주위의 시민들도 봉사의 참뜻을 새기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교육정책상 학생들의 사회봉사활동 참가가 꼭 필요한 것이라면 '봉사활동 '현장에서 어른들이 보다 세심하게 배려해야 한다. 그래야 학생들도 봉사활동을 소중한 경험으로 여길 수 있을 것이다.

이인근.서울 중랑구 면목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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