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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풍경] '神의 식품' 버섯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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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몸에 좋은 식품' 하면 동서고금을 망라해 버섯이 빠지지 않는다.

목숨을 앗아가는 독버섯에 대한 두려움도 있지만 식용버섯은 '신(神)의 식품' 이란 극찬과 더불어 약용(藥用)으로도 널리 쓰이고 있다.

최근 서울 강남구 도곡동 남부순환로 길가에 문을 연 '순풍머구루(02-3462-0166)' 는 특이한 버섯요리 전문점이다.

전면이 통유리로 꾸며진 2층 건물에 빨간색 외장은 중국식 고급 레스토랑을 연상케 한다. 그러나 자장면이나 짬뽕은 없다. 오직 중국식 버섯요리만 만들어 낸다.

식탁에 앉아 종업원에게 메뉴판을 달라고 하니 국내에서 전혀 보지 못했던 온갖 버섯의 사진과 효험이 적힌 설명서를 대신 내놓는다.

30여가지 모두 해발 4천m 이상의 중국 사천성 지방의 고원 산간지대 등에서 자생하는 무공해 버섯들인데 직접 수입해 쓴다고 한다.

값은 종류에 따라 2만~6만원. 버섯 3~4가지를 즐길 수 있는 정식코스도 있는데 점심식사는 1인당 4만원.

요리 방법도 독특하다. 식탁에 개인별 화로와 냄비가 준비돼 있어 끓는 육수에 각종 버섯을 데쳐 먹도록 한 샤브샤브 스타일이다.

정식코스가 시작되자 종업원이 뜨거운 육수부터 마시라고 권한다.

육수는 동충하초.대추.밤.구기자.오골계 등 각종 한약재와 버섯으로 끓여낸 국물인데 쓴 맛이나 한약재로 인한 거부감이 없다.

고혈압과 동맥경화에 좋다는 '초피측이균' 이란 버섯을 종업원이 효험을 설명해주며 데쳐준다.

두반장과 고추기름 소스를 섞어 만든 장에 찍어 각 버섯 고유의 맛을 음미한다.

몇가지 버섯이 이어지는 사이사이 중국차로 입을 헹구고 육수도 넉넉하게 마시는 것이 이 요리를 제대로 즐기는 요령.

버섯코스가 끝나면 식사용으로 고사리 뿌리로 만든 당면, 야채.쇠고기 샤브샤브가 나온다.

뒤이어 중국식 새우만두.두릅만두가 나오는데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그만이다.

그래도 양이 부족한 사람들에겐 칼국수 사리나 공기밥이 제공되고, 중간중간 부족한 것이 있으면 더 보충해 준다.

한시간반 가량 식사보다는 공부하면서 보양을 한 기분이지만 먹고 나면 속이 든든하며 부담도 없다.

가격이 만만치 않아 어르신네를 대접하거나 기력이 허할 때 찾을 만한 곳이다.

영업시간은 정오~오후 3시, 오후 6~10시며 연중무휴다. 12개의 방과 홀에 48개 좌석을 갖추고 있다. 주차규모는 30대.

유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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