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수 골라 청약하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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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아파트 미분양이 늘면서 업체들이 계약률 올리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계약 호조로 이어지던 높은 청약률에 대한 기대는 접고 한 명이라도 더 붙잡아 계약으로 유도해 실속을 차리려는 것이다.

이달 말 계약을 앞둔 경기도 화성 동탄 신도시의 신도종합건설은 계약자가 구입하는 옵션 품목을 구입원가에 제공키로 했다. 몇 가지 품목을 함께 파는 패키지 옵션제 대신 개별 품목을 선택하는 개별옵션제를 실시한다. 이 회사 양형윤 차장은 "서비스 차원에서 옵션 품목에는 이윤을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34평형의 경우 전체 18가지 옵션 품목 비용이 1000만원대에서 800만원선으로 내려가게 된다"고 말했다.

신동아건설은 이달 말 내놓는 대전시 동구 홍도동 아파트(28~33평형 681가구)를 동.호수별로 청약접수할 예정이다. 청약자가 써낸 동.호수별로 당첨자를 가린다. 류상기 분양소장은 "청약률은 떨어지겠지만 원하는 동.호수에 당첨된 청약자들이 모두 계약할 것으로 예상돼 계약률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가의 20% 이내에서 받을 수 있는 계약금 비중이 5%까지 낮아지는 추세다. 이전에는 계약금을 분양가의 10~20%로 정했다가 미분양을 줄이기 위해 5%로 낮추곤 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처음부터 5%를 적용한다. 대방건설은 지난달부터 분양 중인 경기도 파주시 금촌동 2차 금촌대방샤인힐(32, 33평형 488가구)의 계약금을 분양가의 5%만 받는다. 경기도 평택시 포승지구에서 분양 중인 삼부르네상스(18~33평형 936가구)의 계약금도 5%다.

계약 조건 변경도 파격적이다. 한국토지신탁의 경기도 안성시 신소현동 신소현코아루(28~46평형 829가구)는 분양가의 1.8~3.6%인 500만원만 내면 계약할 수 있고, 월드건설은 경기도 광명시 광명5동 광명월드메르디앙의 계약금을 당초 분양가의 10%에서 4.5~4.8%로 낮췄다. 월드건설 김학수 과장은 "이윤이 줄더라도 계약률을 높여 미분양 장기화에 따른 자금 부담을 더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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