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우량주에 몰리는 개인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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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삼성전자의 개인 주주수가 올 상반기 중 2만여명이나 늘어났다. 연말부터는 10만원 이상 고가 종목을 한 주씩도 살 수 있게 돼 개인 주주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19일 주요 상장사가 금융감독원에 보고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 6월 말 개인 주주수는 9만9367명으로 지난해 말(7만9036명)에 비해 2만331명(25.7%) 증가했다. 1인당 평균 보유 주식수는 235주였으며, 전체 개인 지분율은 13.8%였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떨어지고 외국인들이 매도에 나선 가운데서도 개인들은 계속 매수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10만명선을 훌쩍 넘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삼성전자뿐 아니다. 거래소 시가총액 2위 기업인 포스코의 개인 주주수도 지난해 말 12만9294명에서 13만2697명으로 6개월 새 3400명이 늘었다. 삼성SDI도 개인 주주수가 지난해 말보다 1만6500명(73.0%) 증가했다.

주가가 10만원 단위인 이들 고가주에 개인투자자들이 몰리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주당 6000원을 배당하고 올해도 자사주 4조원어치를 사들인다"며 "개인투자자들도 주가 변동의 영향을 덜 받고 높은 배당을 기대할 수 있는 우량기업으로 관심을 돌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어차피 돈 굴릴 곳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외국인들처럼 길게 보고 우량주에 돈을 묻어두려는 개인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한편 증권거래소는 오는 12월 20일부터는 전일 종가기준으로 10만원 이상의 고가주에 대해 기본 매매 수량단위를 현재 10주에서 1주로 낮춘다고 밝혔다. 18일 시가 기준으로는 롯데칠성.롯데제과.삼성전자.신세계.SK텔레콤 등 22개 종목이 해당된다.

증권거래소 이덕윤 매매제도팀장은 "개인들은 대형 우량주의 주가가 너무 높아 주로 중저가주 중심의 투자성향을 보여왔다"며 "이번 제도 개선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우량주 매매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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