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 양키스 식구된 박찬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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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37)가 미국프로야구 최고 명문 구단인 뉴욕 양키스 유니폼을 입는다.

박찬호는 22일 서울 ‘Park 61 피트니스 클럽’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아침 양키스에 입단하기로 결정했다. 계약조건은 1년간 연봉 120만 달러(약 14억원)에 옵션 30만 달러이고 보직은 불펜 투수다”고 밝혔다.

박찬호가 지난해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받은 연봉(250만 달러)에서 절반가량이나 깎인 금액에 양키스를 선택한 이유는 생애 첫 우승을 위해서다. 1994년 LA 다저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그는 통산 120승(95패)을 기록했으나 우승은 아직 경험하지 못했다. 지난해 말 자유계약선수(FA)를 선언한 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시카고 컵스 등 여러 팀으로부터 입단 제의를 받았으나 우승을 위해 양키스를 최종 기착지로 결정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았으나 준우승에 그친 박찬호는 “양키스는 메이저리그에서 상징적인 팀이고 지난해 우승팀이다”며 “(같은 아메리칸리그인) 추신수(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대결이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양키스는 메이저리그 최다인 통산 27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최고 구단이다. 1901년 창단 이래 베이브 루스, 루 게릭, 조 디마지오, 미키 맨틀, 요기 베라 등 전설적인 스타들을 배출했고 현재도 데릭 지터, 알렉스 로드리게스 등 수퍼스타들을 보유하고 있다. 마운드 역시 사이영상 수상자인 CC 사바시아와 AJ 버넷, 앤디 페티트, 조바 체임벌린 등 막강 선발진에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가 버티고 있다. 불펜진에도 필 휴스, 데이비드 로버트슨, 알프레도 아세베스 등 위력적인 우완 투수가 많다. 박찬호는 이번 주 내 미국으로 출국해 플로리다의 양키스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예정이다.


“양키스서 우승한다면 훗날 좋은 추억이 될 것”

다음은 박찬호와의 일문일답.

-양키스를 선택한 이유는.

박찬호가 22일 기자회견에서 양키스 입단을 공식 발표하며 밝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컵스와 양키스를 놓고 밤새 고민했다. 컵스는 선발투수로도 얘기를 좀 했다. 그러나 이제 와서 선발로 경쟁하려고 하면 힘들 것 같아 불펜 투수로 양키스를 결정했다. 양키스라는 팀에서 우승을 해 보는 것도 큰 경험이 되고 훗날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잘했을 때 더 값진 팀이 양키스다.”

-계약이 늦어져 마음고생이 심했을 텐데.

“미국에 처음 갔을 때는 영어를 배우면서 야구를 할 수 있다는 설렘에 너무 행복했다. 하지만 이후에는 사람이 만족이라는 게 없어지더라. 집착하다 보면 잃는 게 많다. 그러나 이제 비전(우승)이 있기 때문에 괜찮다. 내 마지막이 될 팀이 어디인지는 모르겠다. 부상으로 또는 너무 부진해 야구를 못할 수도 있다. 그런 시기가 한국으로 돌아올 시점이다.”

-추신수와 자주 맞대결하게 됐는데.

“추신수는 모든 투수가 연구해야 하는 타자가 됐다. 맞붙으면 재미있을 것 같고 아웃을 시켜도 안타나 홈런을 맞아도 기분 좋을 것 같다.”

김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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