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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람] 미국 BBDO사 알렌 로젠샤인 회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불황기에 광고비를 줄인 기업은 경기가 호황이 왔을 때 대처하기 어렵습니다. 1980년대 미국 불황 때 광고를 줄였던 기업들이 90년대 호황을 맞고도 광고를 계속했던 경쟁업체들에게 쓰러진 경우가 많습니다."

세계 3위 광고업체인 미국 BBDO사 알렌 로젠샤인(62)회장이 국내 광고업체인 동방커뮤니케이션즈를 인수해 만든 'BBDO동방' 출범식에 참가하기 위해 16일 한국을 찾았다. 그는 지난 연말 20세기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광고인으로 선정됐다.

"미국의 경우 불황 때도 광고회사들은 불황을 겪지 않습니다. 브랜드를 중시하는 기업들이 광고비를 줄이지 않기 때문이죠. "

그는 브랜드를 '고객과의 관계이자 태도' 라고 표현했다. 세계 일류 브랜드를 가진 기업들은 광고비를 비용이 아닌 자산으로 본다는 것이다.

"광고는 당장 수익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비용으로 착각할 수 있지만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기업의 엄연한 자산입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이 불황 때 광고비를 줄이는 것은 아직까지 기업주들이 브랜드의 중요성을 모르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네랄일렉트릭(GE)의 성공에 BBDO가 큰 몫을 했다고 말한다.

"80년대 GE는 덩치 큰 회사에 불과했습니다. 잭 웰치 회장이 취임 후 상품광고보다 기업 이미지 광고에 비중을 두면서 본격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BBDO는 GE 제품이 생활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광고로 보여줘 소비자에게 친숙하게 접근했다.

그런 뒤 첨단 기술을 추구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 광고로 GE를 대형 가전.중공업 회사에서 첨단 하이테크 기업으로 거듭나게 했다.

그는 한국 광고시장이 매우 매력적이라고 말한다. 경제성장률이 높은 데다 대기업들이 최근 브랜드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BBDO는 GE.비자.피자헛.바이엘 등의 광고를 대행, 세계 70개국에 3백여개의 지사를 두고 있으며 지난해 16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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