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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박한 벤처 환경속 상부상조 미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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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홀아비 사정은 과부가 안다? 최근 경기침체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벤처기업들끼리 필요한 자원을 서로 지원해 주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장비나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는 닷컴 기업이 다른 기업에 무상으로 솔루션을 구축해 주고 장비를 빌려 주는가 하면, 자체 교육공간이나 연구단지 등을 다른 기업과 함께 이용하는 곳도 있다.

◇ 무료로 드립니다〓P2P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씨프렌드(http://www.seefriend.co.kr)는 자신들이 개발한 P2P 솔루션을 다른 벤처에 무상으로 제공키로 하고 1차 지원대상 10곳을 선정하고 있다.

벤처들이 운영하는 사이트에 '씨프렌드' 메신저 소프트웨어 등을 구축해 주면 사이트 회원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P2P를 이용한 공동 수익사업도 가능할 것이란 계산이다.

씨프렌드 박해량 사장은 "보다 강력한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고 회원간 다양한 정보공유가 가능해져 사이트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 이라며 "단순히 무상으로 솔루션을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 공동 마케팅을 통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만큼 서로에게 유익한 윈윈(win-win)전략이 될 수 있다" 고 말했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http://www.sundev.co.kr)에서는 지난해 10월부터 국내 벤처기업 40여곳에 6개월간 1백억원 규모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무상으로 임대하는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 을 진행 중이다.

벤처 1곳당 6대의 각종 서버와 2대의 대용량 저장장치 등 2억5천만원어치를 빌려주며 총체적인 인큐베이팅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또 6개월 후에 임대한 장비를 업체에서 구입하길 원할 경우 원가에 판매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까지 4백여개 벤처에서 이 프로그램을 신청했으며 현재 13곳이 선정되었고 2월말까지 8개 업체가 추가로 혜택을 받을 예정이다.

식재료 배달사이트 풋풋(http://www.foodfood.co.kr)은 신생 닷컴 직원 1천명에게 1주일치 식단과 음식재료를 배달해 주는 '힘내라 벤처인' 이벤트를 마련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 함께 나눠요〓정보통신 전문 출판사인 영진닷컴(http://www.youngjin.com)은 서울 서초동 신사옥으로 입주하면서 IT강의실을 지난해 10월부터 연말까지 벤처기업에 개방했다.

1백여평 규모에 2백여 좌석.빔프로젝터.1백인치 대형스크린.61인치 프로젝트TV.DVD플레이어.비디오데크.1천W 대형스피커 등이 마련된 첨단시설을 놀리기보다 필요로 하는 업체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에서다.

영진닷컴 심효정씨는 "기업설명회나 신기술 발표회를 준비하면서 행사장 비용문제로 고심하던 벤처기업 10여곳이 무료로 교육장을 이용했다" 고 말했다.

한 단지에 모여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등장했다. 경기도 용인 옛 진로연구소에 위치한 바이오메드파크(BMP)는 연구단지에 신약개발과 관련된 다양한 벤처기업을 입주시켜 공동으로 의약품을 개발하고 있다. 일종의 연구개발 공동체인 셈이다.

지난해말 입주한 10여개 벤처들은 각각 신약개발 여러 과정 가운데 특정 분야에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들. BMP가 주축이 돼 신약개발 프로젝트를 선정하면 각각의 벤처가 일정 부분을 담당해 연구개발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증권정보사이트인 씽크풀(http://www.thinkpool.com)은 자금난을 겪고 있는 벤처들을 위해 5년여 동안 축적된 컨설팅 노하우를 모아 사이트 내에 '벤처 SOS 프로그램' 코너를 마련해 놓고 있다.

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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