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김홍명 울산대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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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반구대 암각화는 볼수록 오묘한 매력을 느끼게 합니다."

세계적인 선사시대 유물로 평가받는 울산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에 매료돼 10년째 암각화를 소재로 한 그림을 그려내는 울산대 김홍명(金弘明.59.사진.디자인대학)교수. 그가 11~15일 일본 도쿄 이케야(越後屋)갤러리에서 '세월(Times)' 을 주제로 개인전을 연다.

순수한 삶의 흔적인 암각화를 소재로 시간의 흐름.계절의 변화를 표현한 작품 22점을 선보인다.

"일본인에게 한반도의 역사와 문화 유산의 가치를 일깨워주기 위해 전시회를 기획했습니다."

울산 출생인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이화여대(회화과).이화여대 대학원(염색전공)을 거치면서 그림에 몰두해 결혼도 잊은 처녀 작가다.

그는 90년대 초부터 반구대 암각화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울산문화예술회관 무대 막 디자인을 맡으면서 반구대암각화를 울산을 대표할 문화적 상징물로 떠올렸다.

그는 가로 21m.세로 11m의 무대 막 밑그림을 그리기 위해 7차례 디자인하면서 반구대 암각화의 예술성에 반했다.

그는 반구대 암각화를 "선사생활을 회화적인 표현기법과 쪼거나 면을 갈아서 질량감을 돋보이게 한 종합예술의 걸작품" 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는 울산지역 각 분야 향토작가 10여 명이 참여하는 암각화연구회를 4년째 이끌고 있다.

2년 전 영국 런던에서 반구대 암각화를 모티브로 한 첫 '세월' 전시회에 이어 지난해 서울 현대아트갤러리에서 전시회를 가졌다.

올해 일본 전시회에 이어 뉴욕.파리전을 가질 예정이다. 정년 퇴임하는 2007년 울산에서 마지막 세월전을 열 계획이다.

金교수는 "그동안 작품을 팔지않고 모두 모아 두었다가 울산 시립미술관이 세워지면 기증하고 싶다" 고 밝혔다.

허상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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