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값 받아 닷컴 위상 높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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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국내 최대의 인터넷 경매업체인 옥션의 이베이 매각은 그 규모가 사상 최대인데다 지분을 넘기고도 경영진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국내 인터넷 기업들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옥션의 이금룡 사장은 "닷컴 기업의 위기 속에서 계약을 성사시킨 것은 국내 기업들의 활로 개척에 고무적인 일" 이라고 말했다.

창업자인 오혁 공동대표도 "이베이의 선진적이고 투명한 경영시스템을 도입한 것이 큰 성과" 라며 "닷컴 기업의 해외진출에도 모범 사례가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이베이가 옥션을 인수한 것은 아시아시장 진출을 노리는 이베이와 옥션의 이해가 일치했기 때문이다.

공격적인 경영을 해 온 이베이는 유럽.캐나다에선 성공했지만 아시아 시장의 거점으로 여겨온 일본 진출에는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그러나 매매보호시스템.거래 노하우를 갖춰 아시아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옥션을 통해 중국.동남아 진출을 다시 노릴 수 있게 됐다.

옥션도 세계 최대 경매업체를 주인으로 맞으면서 그간 경영권.자금과 관련된 여러 소문을 일축하고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해졌다.

또 동남아.일본 등 그간 단독으로 추진해 온 해외시장 진출이 쉬워졌고 이베이의 자금.경영능력.네임밸류의 지원을 받게된 점도 큰 수확이다.

주인이 바뀌면서 옥션의 경영진.영업형태의 변화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당분간은 현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옥션은 오는 2월 중순까지 현재 11명인 등재이사 중 과반수를 이베이측이 선임하는 인사로 바꾸게 된다. 그러나 최고경영자를 비롯한 임직원들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베이의 매트 배닉 부사장도 "옥션 인수에는 현 경영진의 탁월한 능력도 고려됐다" 고 말했다. 회사 명칭이나 사이트 주소.거래 형태 등도 당분간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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