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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영화를 보며 '안목'을 키워볼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4면

한국영화의 선전이 대단했던 지난해. 올해도 지난해를 능가하는 대작들이 양산될 전망이다.

하지만 '크기' 만으로 우리 영화의 미래를 보장할 수는 없다. 작고 실험적인 영화에도 시선을 돌려야 할 것이다.

지난해 개관한 하이퍼텍 나다와 아트큐브 등이 그런 영화를 볼 수 있는 곳이다.

흥행성은 떨어져도 작품성을 갖춘 수작들을 상영해 우리 관객의 영화 보는 눈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올해에도 일반극장에선 보기 어려운 작품들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우선 하이퍼텍 나다(02-3672-0181)는 매달 영화제를 연다. 영화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감독을 한 명씩 골라 집중적으로 살핀다.

1월의 감독은 일본의 쓰카모토 신야. SF와 호러를 결합한 사이버 펑크 영화를 다수 연출해온 그의 영화세계를 돌아본다.

일단 상반기 중 다룰 감독들을 확정했다. 2월의 주인공은 스웨덴 출신의 잉그마르 베리만. 근대 연극의 사실주의 전통에 북구의 신비주의 영화성향을 버무리며 인간의 실존문제를 탐구해온 감독이다.

그리고 주로 사나이들의 세계를 고집해온 일본의 사카모토 준지, '러브 레터' 로 유명한 이와이 슌지(3월), '영국식 정원 살인사건' 으로 전세계 실험영화의 최전선에 서게 된 영국의 피터 그리너웨이(4월), 현대 독일 영화계 대표 주자인 빔 벤더스(6월) 등도 만날 수 있다.

아트큐브(02-2002-7770)는 예술적 향취가 물씬 풍기는 작품을 다수 준비한다. 이달말 개봉하는 아프리카 영화 '야바' (이드리사 우에드라고 감독)를 시작으로 순수한 소녀의 가슴 아픈 실연과 복수를 그린 핀란드 영화 '성냥공장 소녀' (아키 마우리스마키 감독) 등 영화적으로 낯선 나라의 작품이 많은 게 특징. 이란.터키.그리스.체코 등' 평소 접하기 어려운 국가들'의 영화가 연말까지 한 두 작품씩 계속 선보인다.

문화학교 서울(02-595-6004)도 1970년대 한국 액션영화제(4월), 프랑스 누벨바그 감독인 에릭 로메르 영화제(7월), 아일랜드 영화제(10월), 1960년대 일본 B급 영화제(12월) 등을 준비하고 있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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