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의 선전이 대단했던 지난해. 올해도 지난해를 능가하는 대작들이 양산될 전망이다.
하지만 '크기' 만으로 우리 영화의 미래를 보장할 수는 없다. 작고 실험적인 영화에도 시선을 돌려야 할 것이다.
지난해 개관한 하이퍼텍 나다와 아트큐브 등이 그런 영화를 볼 수 있는 곳이다.
흥행성은 떨어져도 작품성을 갖춘 수작들을 상영해 우리 관객의 영화 보는 눈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올해에도 일반극장에선 보기 어려운 작품들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우선 하이퍼텍 나다(02-3672-0181)는 매달 영화제를 연다. 영화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감독을 한 명씩 골라 집중적으로 살핀다.
1월의 감독은 일본의 쓰카모토 신야. SF와 호러를 결합한 사이버 펑크 영화를 다수 연출해온 그의 영화세계를 돌아본다.
일단 상반기 중 다룰 감독들을 확정했다. 2월의 주인공은 스웨덴 출신의 잉그마르 베리만. 근대 연극의 사실주의 전통에 북구의 신비주의 영화성향을 버무리며 인간의 실존문제를 탐구해온 감독이다.
그리고 주로 사나이들의 세계를 고집해온 일본의 사카모토 준지, '러브 레터' 로 유명한 이와이 슌지(3월), '영국식 정원 살인사건' 으로 전세계 실험영화의 최전선에 서게 된 영국의 피터 그리너웨이(4월), 현대 독일 영화계 대표 주자인 빔 벤더스(6월) 등도 만날 수 있다.
아트큐브(02-2002-7770)는 예술적 향취가 물씬 풍기는 작품을 다수 준비한다. 이달말 개봉하는 아프리카 영화 '야바' (이드리사 우에드라고 감독)를 시작으로 순수한 소녀의 가슴 아픈 실연과 복수를 그린 핀란드 영화 '성냥공장 소녀' (아키 마우리스마키 감독) 등 영화적으로 낯선 나라의 작품이 많은 게 특징. 이란.터키.그리스.체코 등' 평소 접하기 어려운 국가들'의 영화가 연말까지 한 두 작품씩 계속 선보인다.
문화학교 서울(02-595-6004)도 1970년대 한국 액션영화제(4월), 프랑스 누벨바그 감독인 에릭 로메르 영화제(7월), 아일랜드 영화제(10월), 1960년대 일본 B급 영화제(12월) 등을 준비하고 있다.
박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