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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의 일본 NGO 탐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한국의 시민운동이 전략적인 지점을 폭격하면서 사회 변화를 유도하는 공군이라면 일본의 시민운동은 아래에서부터 하나하나 바꿔나가는 육군입니다.”

최근 일본의 NGO들을 돌아보고 온 박원순 참여연대 사무총장은 한·일간의 시민운동을 이렇게 비유했다.

朴사무총장은 일본 국제교류재단과 일본 국제문화회관의 공동 초청으로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큐슈의 가고시마부터 홋카이도까지 일본 전역을 둘러보며 하루에 2∼3개의 NGO를 방문했다.1999년 3월부터 석달간 미국 NGO를 둘러본 뒤 두 번째 해외 NGO 탐방이다.

그는 “미국 사회를 움직이는 것이 법률과 제도의 힘이라면,일본 사회는 개인과 집단의 성실성에 기초한 전통과 협동의 힘”이라고 말했다.하나의 일,그것도 공익을 위해 평생을 바는 사람들을 곳곳에서 발견하면서 일본 운동가의 진지함에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미나마타병의 피해자와 동참하기 위해 미나마타로 옮겨 가 평생을 산 한 연극인,27번의 해고를 당하면서 현장을 지키고 있는 노동운동가를 예로 들었다.

“구석구석마다 살아있는 지역 사회와 지역 운동을 발견했고 개인개인의 양심과 노력과 헌신들이 모여 튼튼한 공동체를 이루고 있음을 느꼈다”고도 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뭉쳐 일하거나 정부나 기업에 대한 모니터 활동을 벌이는 단체는 적고 특히 정치적인 성향의 활동을 극히 싫어하는 경향이 높았다고 분석했다.

朴사무총장은 “작은 것을 변화시키지 못하면서 어떻게 큰 것을 변화시키겠는가 하는 점을 일본에서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의 시민운동이 이제 지역과 부문으로 달려가야 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그는 현재 일본 NGO의 체험을 책으로 엮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성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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