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 부산으로 휴가 떠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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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조반역리(造反逆理)' .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얼굴)명예총재가 29일 이런 세밑 휘호를 남겨놓고 부산으로 휴가를 떠났다.

기존 질서를 뒤엎는 것은 이치에 어긋난다는 뜻이다.

JP가 직접 만든 조어라고 한다.

4.13 총선 직전 시민단체의 낙천.낙선운동 때 반대의 뜻인 "조반유리(造反有理)가 돌아다니고 있다" 고 했던 JP다

JP는 "나라와 사회의 규범과 섭리를 어기지 말고 좋은 세상이 되길 바란 마음에서 쓴 글" 이라고 변웅전(邊雄田)대변인에게 설명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미 '일일신우일신(日日新又日新.나날이 새롭게 한다)' 이란 세밑 휘호를 내놨던 그가 휘호를 새로 쓴 것은 모종의 결단을 내렸다는 조짐으로 봐야 한다는 게 당내 분위기다.

JP는 '줄탁동기(啄同機.모든 일엔 때가 있다.1997년)' .일상사무사(日常思無邪.그릇됨이 없이 생각하고 행동한다.99년)등 신년 휘호에 자신의 정치적 메시지를 담아내곤 했다.

이번엔 민주당.자민련 공조 복원의 분수령이 될 DJP 회동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어서 정치권의 반응이나 해석도 엇갈린다.

그래서 JP가 이번에 부산에서 어떤 정국 구상을 내놓을지가 주목거리다.

한 측근은 "공조 복원의 전제가 될 내각제 문제 매듭이나 각료배분 등을 놓고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어떤 담판을 벌일지 구상할 것" 이라고 전했다.

자민련 핵심 관계자는 "JP가 공조 복원 결심을 굳힌 것 같다" 며 "내달 DJP 회동은 그것을 최종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 이라고 말했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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