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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퓨전휴양지'로 각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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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자연을 둘러볼 것인가,문명을 감상할 것인가.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의 질문을 받을 때마다 여행 전문가들은 자연과 문명중 어느 한 편을 선택하라고 말한다. 빼어난 풍광에다 화려한 문화유산까지 갖춘 관광지는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터키는 이 두가지 요소를 모두 갖춘 흔치 않은 곳이다.

오죽하면 그리스의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가 "평생동안 한 번이라도 에게해를 볼 수 있다면 축복받은 사람"이라고 말했을까.

터키는 자연과 문명이 조화를 이루고 동·서양이 공존한다. 그리스 ·로마 시대의 문화 유적과 이슬람 문화가 한데 모여 있고, 옛 것과 새 것이 함께 어울려 있다. 요즘 유행하는 '퓨전(Fusion)'의 원조랄까.

이스탄불은 1㎞ 너비의 보스포러스 해협을 경계로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터키 최고의 관광도시다.실크로드가 끝나는 동시에 유럽대륙에 첫 발을 내딛는 곳이기도 하다.

에미노뉴 부두에서 출발하는 배를 타면 흑해 ·에게해 ·지중해를 거치는 보스포러스 해협의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술탄아메트와 슐레이마니예 모스크는 터키의 수많은 사원 중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로 손꼽힌다.중국풍 청색 타일로 장식돼 블루 모스크로 불리는 술탄아메트는 6개의 첨탑을 가진 비잔틴 양식의 대표적인 건축물.

그런가 하면 지름이 47m나 되는 돔 천장으로 유명한 슐레이마니예 모스크는 크고 작은 돔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이슬람 양식이다.

보스포러스 해협을 따라 지어진 돌마바흐체 궁전도 빼놓을 수 없다.오스만 터키 제국의 술탄들이 거주했으며, 프랑스의 마르세이유 궁전을 모방한 유럽풍이다. 건물 외장과 내부를 치장하기 위해 순금 14톤을 들인 호화로움의 극치를 이룬다.

터키 제3의 도시인 이즈미르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쿠샤다스에 가면 고대 로마인들의 눈부신 문명을 만날 수 있다. 에게해 최대의 로마 유적지인 에페스에는 로마인들이 의회를 열던 원형극장과 귀족들의 집터 ·도서관 등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

이밖에 화산 폭발로 이뤄진 돌기둥과 석회석 위에 세워진 동굴도시 카파토키아의 절경도 터키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다.

높이 15∼30m나 되는 버섯 모양의 돌기둥과 흙 색깔이 핑크빛이어서 분홍 계곡으로 불리는 데르벤트는 지구상 어느 곳에서도 만나기 어려운 신비한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터키 여행을 하다보면 타임머신을 탄 듯 동양과 서양이 교차하고 과거와 현재를 넘나든다. 따라서 이 지역에 대한 역사적인 기본 지식을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다. '아는 만큼 본다'는 말은 바로 터키 여행을 두고 하는 말이다.

▶항공편=터키항공(02-777-7055)이 매주 목 ·토요일 오전 10시 서울을 출발하며 이스탄불에는 오후 2시 45분(현지시간)에 도착한다. 약 12시간이 소요되며, 왕복항공료는 1백 5만원.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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