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금고 총무국서 대표방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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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 김중권 대표는 22일 당사 4층 총무국에 있던 서류금고를 3층의 대표실로 옮겼다.

가로×세로×높이가 각 1m 가량 되는 검은색 금고에는 총재와 대표의 직인은 물론 정세보고서 등 당무와 관련된 중요 문건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옮기기 전까지 금고열쇠는 돈을 넣어두는 금고열쇠와 함께 총무국장이 지니고 있었다.

당 관계자는 "서류금고 이전은 대표가 직접 지시한 사항" 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실 관계자는 "김대중 대통령이 金대표에게 '모든 걸 金대표가 알아서 챙기라' 고 했다" 며 "당무를 꼼꼼히 챙기겠다는 의지의 표현일 것" 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측근은 金대표의 보안마인드를 이유로 들었다.

이 측근은 "金대표는 청와대 비서실장 시절에도 중요 서류를 보관하는 금고를 실장방에 보관해왔을 정도로 보안을 중시하는 스타일" 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표가 이렇게 보안을 챙기는 모습을 보이면 당 사무처 직원들도 한결 조심하지 않겠느냐" 고 덧붙였다.

당내에선 "뿌리가 약한 金대표가 자금.조직을 직접 관장하려는 것 아니냐" 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고참 당료 등을 중심으로 한 일각에선 "대표가 서류까지 직접 나서 챙기면 총장이나 중하위 당직자들은 뭘 하느냐" 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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