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렌스 쇼터 지음
정숙영 옮김
부키,444쪽, 1만3500원
당신은 낙관주의자입니까. 갑자기 누군가 이렇게 묻는다면 확신을 갖고 미래에 희망이 있다고 답할 수 있을까. 이 책을 쓴 저자는 수많은 이들에게 이 질문을 퍼부었다. 그렇다는 대답이 돌아오면 영낙없이 이런 질문도 덧붙였다. 당신이 세상을 낙관하는 이유는 무엇이냐고. 지은이는 우여곡절 끝에 미모의 영화배우 애슐리 주드를 비롯, 영국 보수당 당수 데이비드 캐머런, 롤링스톤스 보컬 믹 재거, 버진 그룹 회장 리처드 브랜슨, 『대륙의 딸』저자 장융, 맥킨지 CEO 이언 데이비스 등을 만나며 “왜 세상에 희망이 있다고 믿는지”를 물을 수 있었다. 요약하자면 이 책은 엉뚱한 한 남자가 낙관주의자들을 만나며 나눈 좌충우돌 인터뷰를 담았다.
지은이는 영국 캠브리지에서 역사학을, 프랑스의 인시아드(INSEAD)에서 MBA를 전공한 뒤 벤처 캐피털 기업에서 일하다 코미디언이 된 인물. 어느날 문득 우리가 매일 접하는 부정적이고 우울한 뉴스에 몸서리가 쳐졌다는 그는 지구온난화·기아·노화·가난·사회분열·암 등 지구촌 사람들이 짊어져야 할 난제에도 불구하고, 아침에 침대를 박차고 나와 할 일이 있다는 믿음을 다지고 싶었단다.
책은 다양한 낙관주의자들의 시선을 빌어 긍정적 사고의 힘(르완다 학살 생존자 임마꿀레), 실천의 중요성(무료경영대 창립자 태디 블래처), ‘사회의 지지가 곧 지속가능성’이라는 믿음(기술개발 기업 인포시스 CEO 머시) 등을 펼쳐보인다. 놀랍게도 저자는 ‘낙관주의’라는, 폭넓고(개념에 대한 정의도 각양각색이다) 철학적이고 난해한 주제를 ‘지붕뚫고 하이킥’의 시트콤 분위기로 이끌어간다.
이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