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레이더] 불확실성 걷혔지만 증시 낙관은 아직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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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주식시장에 드리워졌던 먹구름이 서서히 걷히는 듯하다. 종합주가지수도 지난 한 주 모처럼 3.24% 상승했다.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안팎의 불확실성이 약속이나 한 듯 차례차례 해소되면서다. 무엇보다 두 달여 간 세계 증시를 옥죄어 왔던 미국 금리 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일단락되는 듯한 모습이다. 미 통화당국은 지난주 '신중한'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입장을 거듭 밝혀 급격한 금리 인상을 걱정해온 국제금융시장의 불안감을 누그러뜨렸다. 미국의 4월 고용지표 역시 예상치를 웃도는 것으로 나오면서 일각에서 제기된 '소프트 패치(경기 확장 속 일시 침체)'우려도 쑥 들어갔다.

이런 가운데 나온 '3월 서비스업 활동 동향'은 내수 회복 기대감을 어느 때보다 높여주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서비스업 생산은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그러나 이 같은 호재들이 주가 반등에 얼마나 힘을 실어줄지는 아직 가늠하기 힘들다.

시장 신중론자들은 세계경제가 여전히 불안한 만큼 증시의 낙관을 점치기엔 이르다는 생각을 꺾지 않고 있다. 당장 한.미 두 나라 간 금리 격차가 올 들어 크게 줄어든 것도 또 다른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 두 나라 간 금리 격차는 이제 0.25%포인트에 불과하다. 앞으로 미국이 지속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선다면 미국의 초저금리를 피해 국내 증시로 유입됐던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수도 있다.

연초만 해도 내수 회복을 장담하던 정부가 지난주 세계 경제 둔화와 유가.환율 움직임을 거론하며 경기 회복이 생각만큼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특히 세계 최대 자동차제조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과 포드의 회사채가 정크본드(투자 부적격채권)로 추락해 세계금융시장에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 정부의 위안화 절상 가능성도 언제든 다시 돌출할 수 있다. 이처럼 시장의 분위기는 언제든 한순간에 바뀔 수 있다. 시황을 좇아 일희일비하는 단기적 대응보다는 긴 호흡으로 투자 전략을 짜는 신중함이 필요할 때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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