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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50사단 '에너지와의 전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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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향토 육군 50사단이 에너지 절감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에너지 절약이라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하고 있다.

가장 먼저 난방방식이 기름에서 장작으로 바뀌었다. 때문에 군수품으로 보급된 기름난로를 화목난로로 바꿨다.

장작은 이미 지난 여름에 모아뒀다. 기름값 인상을 염려해 지난 여름 태풍으로 쓰러진 나무들을 장병들이 모은 것. 화목난로는 부대 위병소와 사무실 등에 설치돼 있다.

화목난로 이외에 장작을 피울 수 있는 아궁이도 만들었다. 아궁이에서 조리는 물론 데운 온수로 세수와 취사.식기세척 등에 사용한다.

50사단이 모범부대로 선정한 김천의 낙동강3대대는 아궁이로 한달 평균 3백83ℓ의 기름을 절약하고 있다.

50사단에 속한 모든 부대를 합치면 기름 절약은 말 그대로 십시일반이다. 기름난로가 소모하는 기름량은 하루 평균 20ℓ. 화목난로 50개에 아궁이 27개, 연탄난로 94개로 매일 3천4백20ℓ 기름이 절약된다.

이들 '원시설비' 가 본격 가동된 지난달 16일부터 지금까지 10만2천6백ℓ를 절약, 벌써 6천6백60여만원(등유 1ℓ=6백50원)을 아꼈다.

기름보일러에 익숙한 신세대장병들이 온수를 받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 오래 기다려야 하는 등 불편이 따르지만 "에너지 절약에 불만을 표시하는 장병들은 하나도 없다" 는 게 군부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난방대책도 가혹(?)할 정도다. 난방기간을 15일로 줄인 것도 모자라 외부온도가 영상이면 무조건 난방을 중지하고 있다.

사회 일부에서 실시중인 차량 5부제도 50사단에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또 군 최초로 부대 안에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드는 중이다.

에스코(ESCO.에너지 절약 전문기업)란 낯선 이름의 사업도 벌이고 있다. 이 사업은 에너지 전문기업이 에너지 절감시설에 들어가는 자금을 먼저 투자한 뒤 일정 계약기간동안 부대와 절감분을 나누는 방식이다.

50사단 한경록(37)군수운영장교는 "에스코사업을 통해 부대는 지난 6월부터 현재까지 월 1천만원 정도의 전기료를 절약했다" 고 말했다.

수돗물도 아끼고 있다.

50사단 공병대대는 대구 북구 수도사업소와 협조해 누수탐지기를 이용, 누수지역을 탐지하고 집중 보수해 월 7백여만원의 수도요금을 절약하고 있다.

이밖에도 수도꼭지와 샤워기, 화장실 변기 등에 절수장치 2천6백여개를 설치해 15% 절수효과를 보고 있다.

50사단 군수참모 조종목(40)중령은 "고유가 위기극복을 위해 전장병들이 솔선수범중" 이라고 말했다.

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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