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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 경매 중개 수수료 단돈 5천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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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척당 1천억원을 호가하는 키프로스 선적 명태잡이 트롤어선 11척이 수리차 부산 감천항에 입항했다가 법원 경매에 넘겨졌다.

부산지법은 15일 "지난 5일 감천항에 입항한 키프로스 선적 볼레로 시핑사 소속 7천8백5t급 트롤어선 11척이 자국의 선박금융업체인 예라니아 인베스트먼트사의 신청으로 경매에 부쳐졌다" 고 밝혔다.

채권자인 예라니아 인베스트먼트사는 경매 신청서에서 "지난 7월 볼레로 시핑사의 모회사인 인더스트리즈 앤드 피싱에 5천50만달러를 빌려줬으나 변제기일(11월 30일)을 넘겨 이자와 법률비용 등을 포함, 5천8백96만달러의 채권을 확보하기 위해 경매를 신청한다" 고 밝혔다.

경매에 부쳐진 선박들은 1990년 건조돼 새 배에 가깝고 원양에서 고기를 잡는 초대형 어선이어서 가격이 비싸다.

트롤어선 관계자들은 "연근해에서 고기잡이하는 트롤어선에 비해 원양 트롤어선은 큰 선체에 마력이 높은데다 가공공장이 설치돼 있어 가격이 비싸다" 고 말했다.

법원측은 11척의 경매가액이 1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어 부산지법 경매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하게 된다.

경매가액은 전문가들의 감정을 토대로 법원이 결정한다. 경매에 들어간뒤 한번 유찰될 때마다 가격은 30%씩 낮아진다.

부산지법측은 "가액이 워낙 커 최종 낙찰 때까지 6개월이 걸리고 1~2년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경매규모에 비해 법원에 떨어지는 수입은 거의 없다. 경매신청자는 신청서에 5천원짜리 수입인지 한장을 붙이면 끝이다.

선박 경매절차는 경매개시 결정→감수보전 결정→관련기관에 최고→현황조사→감정→경매입찰→낙찰로 이뤄져 있다.

정용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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