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막무가내 구청 단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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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한양대학 앞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며칠 전 아르바이트 학생들이 기말고사 준비 때문에 결근을 해 일손이 부족한 상태에서 대학생 손님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었다. 그중 한 테이블은 신분증을 조사하지 않고 그냥 지나쳤다.

이 테이블에 앉은 5명의 학생 중 3명은 평소 우리가게 단골 손님으로 만 19세가 넘은 학생들이었다. 그러다 보니 나머지 2명에 대해서도 신분증을 검사하지 않은 것이다.

이때 경찰과 구청 단속반이 들이닥쳐 이 두 학생의 신분증을 조사했다. 한 명은 만 19세에서 15일이, 나머지 한명은 두달이 모자란 대학 1년생이었다.

단속반원들은 전혀 정상을 참작하지 않고 8백만원의 벌금과 두달간 영업정지 처분이 가해질 것이라고 했다.

요즘같은 불경기에 8백만원이라는 벌금도 감당키 어렵지만 두달간의 영업정지는 곧 가게문을 닫으라는 얘기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 일이 서민의 생계기반을 송두리째 빼앗을 만한 잘못이라고 여겨지지 않는다. 이렇게 영세민을 벼랑끝으로 몰아도 되는가.

양은숙.서울 성동구 행당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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