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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수원 하수처리장서 수인성 질환 유발생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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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상수원에 있는 하수처리장의 방류수에서 설사.구토 등 수인성(水因性) 집단질환을 유발하는 원생동물이 다량 검출됐다.

아주대 김혜선(金惠善.생명과학과)교수와 서울대 윤제용(尹齊鏞.응용화학부)교수팀은 13일 물환경학회지 최근호에 게재한 논문에서 "지난해 수도권 상수원인 팔당호로 유입되는 경안천 상류 L하수처리장 방류수에서 ℓ당 최고 40개의 크립토스포리디움 포낭(胞囊)이 검출됐다" 고 밝혔다.

크립토스포리디움은 지름 10㎛(마이크로미터.1㎛〓1천분의1㎜)도 채 안되는 기생성 원생동물로 환자의 분변을 통해 배출된다.

현재 수돗물 생산과정에서 염소소독 등을 통해 원생동물.바이러스.병원성 세균 등을 제거하고 있지만 만약의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하수처리장 처리수를 소독한 뒤 방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993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는 크립토스포리디움이 든 물을 마시고 40만명이 집단 발병했으며, 96년 일본 사이타마(埼玉)현 오코세마치(越生町)에서도 주민 1만여명이 감염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일본의 경우 취수장 상류 하수처리장에서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는 바람에 사고가 확대됐다.

국내 하수처리장에서는 염소소독을 실시하다가 90년대 초 소독과정에서 생성되는 발암물질인 트리할로메탄(THM) 검출 파동을 계기로 전면 중단됐다.

현재는 해수욕장이 있는 부산의 수영.해운대 하수처리장 두곳에서 자외선으로 소독을 실시하고 있을 뿐이다.

이에 대해 환경부 하수도과 관계자는 "하수도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방류수 수질기준에 대장균수를 포함하면 각 하수처리장이 소독을 실시하게 될 것" 이라고 말했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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