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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워치] "경기여고44회, 한국정치 안방파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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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경기여고 동창회인 '경운회(慶雲會)' 가 5일 낮 조선호텔에서 송년모임을 갖는다.

정치권에선 민주당 장영신(張英信.서울 구로을.43회 졸업).허운나(許雲那.전국구.55회)의원, 유일한 여성장관인 김명자(金明子.50회)환경장관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 경운회에 기울이는 관심은 회원들의 남편과 그 주변의 인적 네트워크다. 16대 국회 의원 22명이 경기여고 출신을 배우자로 두고 있다.

한나라당의 경우(18명) 이회창 총재를 비롯해 김덕룡.서청원.정재문.김만제.박명환.신경식.김동욱.정형근.윤여준.박주천.고흥길.김무성.전용원.최연희.김원웅.황우여.이주영 의원의 부인이 경기여고 출신이다.

민주당 장재식.박병윤 의원, 자민련 김학원.정우택 의원의 부인도 경운회 회원이다.

李총재의 부인 한인옥(韓仁玉)여사와 장재식 의원의 부인 최우숙(崔又淑)씨는 44회다.

44회는 정치인 실세 남편이 많다. 회원 3명의 남편이 총리(이회창.이수성.고건)를 지냈다.

민주당 권노갑 최고위원의 부인 박현숙(朴賢淑), 임동원 국정원장의 부인 양창균(梁昌均), 이종찬 전 국정원장의 부인 윤장순(尹長順)씨도 44회다. 때문에 "경운회 44회 회원들의 동향이 한국 정치의 풍향계(風向計)" 라는 얘기도 있다.

이들은 동기생 40여명과 함께 '44회' 란 별도 모임을 꾸리며 매달 4일 만나고 있다. 지난 6월엔 중남미문화원을, 9월엔 참존화장품 공장견학을 다녀왔다.

정치권에서 한발 비켜서 있는 이수성 전 총리의 부인 김경순(金敬順)씨를 빼곤 모두 동창회 이사(10명)로 활동 중이다.

최우숙씨는 "30여년도 넘게 만나왔다. 남편들이 판사.공무원.교수.군인이던 때부터 만났으니 더 친하고 덜 친하고 할 게 없다" 고 전했다. 정치인 남편이 많은 것에 대해 崔씨는 "우연의 결과" 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이들 관계는 남편들의 정치적 노선에 따라 미묘하게 엮어지기도 한다. 權최고위원의 측근은 "權최고위원이 야당시절 다른 이들과 거리가 다소 먼 편이었는데, 요즘엔 韓여사를 빼곤 대부분 범(汎)여권" 이라고 말했다.

李총재 측근은 "요즘 韓여사는 동기모임에 모습을 자주 드러내는 편은 아니다" 고 전했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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