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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김장김치…의정부 지역 '훈풍'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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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30일 오후 2시 경기도 의정부시 호원동 통일안국사 앞마당. 불우이웃을 도우려는 김장 담그기를 통한 종교간 벽허물기 열기가 뜨겁다.

주부 1백여명이 둘러앉아 김치를 담그느라 여념이 없고 승복과 성의(聖衣)를 입은 스님과 목사들은 비지땀을 흘리며 김장통을 차에 싣고 있다.

의정부지역 불교계.천주교.기독교 등 종교인 1백26명이 불교 봉사단체인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의 모임' 주최로 열린 이날 모임에 자리를 함께했다.

이들은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배추 2천 포기와 무 80단으로 김치를 담가 혼자사는 노인과 소년소녀가장 등 1백50가구의 저소득층 가정에 김장김치를 전달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9일에도 같은 장소에 모여 김칫거리를 손질하고 절임질을 같이 했다.

이 모임의 이건식(李建軾.44)사무국장은 "연말을 맞아 지역내 불우이웃을 보살피고 종교단체 끼기 화합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열었다" 고 말했다.

이들로부터 김장김치를 받은 생활보호대상자 김영임(金榮任.52.의정부3동)씨는 "남편(56)의 실직으로 가뜩이나 생활이 어려워져 김장도 못할 줄 알았는데 종교인들의 따뜻한 이웃사랑 덕분에 시름을 덜었다" 고 고마워했다.

이지역의 종교간 벽허물기 노력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불교.기독교.천주교와 기타 종단 관계자 2백여명은 오는 5일 오전 10시 30분부터 도봉산 망월사 부근 산행을 하며 '안ㆍ고ㆍ실ㆍ미' 홍보물을 나눠주고 쓰레기 줍기도 한다.

'안녕하세요ㆍ고맙습니다ㆍ실례합니다ㆍ미안합니다' 란 말을 일상 생활에서 많이 사용함으로써 이웃간의 유대를 강화하자는 운동이다.

이어 19일에는 의정부 삼천리회관 예식장 5층 부페회관에서 '종교합동 국난극복 송년기도회' 를 연다.

이 자리에서는 종교 와 사회의 화합을 위해 종교인들이 해야할 일에 대해 각 종교단체에서 연구발표를 한 뒤 친교의 시간을 갖는다.

서성원(徐成源.42.인정장로교회)목사는 "상대방의 종교를 존중하고 이해함으로써 서로 화합하고 정감 넘치는 지역사회를 가꿔나가기 위해 봉사활동을 함께 벌이고 있다" 고 말했다.

의정부 사암연합회 회장 지섭(知燮.55)스님도 "자비와 사랑의 정신은 한 뿌리이기 때문에 모든 종교가 화합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고 미소지었다.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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