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의원은 지난해 10월만 해도 세종시 원안을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공공연하게 폈다. 박근혜 전 대표와는 다른 정책적 소신에서다. 세종시 문제만 놓고 봤을 때 소신은 친이계와 가깝지만, 친박계인 김 의원으로선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의 침묵은 ‘자의반, 타의반’의 침묵인 셈이다.
그런 김 의원이 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는 “세종시 원안을 수정해야 한다는 소신은 여전하지만, 박 전 대표를 대통령으로 만들겠다는 마음엔 변한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종시 문제는 정책이기 때문에 서로 생각이 다를 수도 있으나 큰 흐름에선 박 전 대표와 같이 간다”고 말했다. 소신보다 의리가 더 중요하다는 뉘앙스다. 다만 김 의원은 박 전 대표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출했다. 그는 “퇴로를 열어둬야 하는데 너무 강경한 것 같다. 세종시 문제로 최근 전통적 지지층에서 지지율이 다소 떨어진 것에 유의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한 친박계 인사는 박 전 대표와 김 의원의 관계에 대해 “김 의원은 YS(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정치를 배워 ‘중간 보스’도 독자적 역할 공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박 전 대표는 2인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 스타일이어서 삐걱댄다”고 분석했다. 그는 “하지만 두 사람 다 의리를 중시해 결별까진 안 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