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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 이제 휴식과 개인별 맞춤처방으로 승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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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병원 헬스케어센터에서 숙박검진을 받으면 최고급 ‘더 클래식 500’의 운동처방을 받을 수 있다. 박미희 운동처방매니저(물리치료사)가 3D척추근력시스템으로 검진자의 몸을 이리저리 360도 회전시키며,근력의 앞뒤·좌우 균형이 맞는지를 측정하고 있다. [건국대병원 제공]

병원이 진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현장이 건강검진센터다. 종래 질병 예방 차원의 검사기관 수준에서 휴식과 평생 건강관리까지 책임지는 종합건강센터의 기능으로 발전하고 있다. 외형도 바뀌고 있다. 럭셔리한 인테리어와 예술품이 갤러리와 호텔을 연상케 한다. 최근 또 하나의 신개념 검진센터가 탄생했다. 2월 1일 문을 연 ‘건국대병원 헬스케어센터’가 그곳이다. 중앙일보 헬스미디어 기자가 국내 최고를 지향하는 헬스케어센터를 방문해 프로그램을 직접 체험해 봤다.

“건강검진을 뭐하러 또 받니. 시간만 뺏기고 돈 아깝게.” 서울 송파구 거여동의 함모(54)씨. 건강검진을 권하는 딸의 성화에 지난해 봄의 기억이 떠올랐다. 큰 마음 먹고 100만원이나 하는 다양한 검진을 받았으나 며칠 후 다시 찾아간 병원에서 ‘혈압이 조금 높은 것을 빼곤 큰 문제가 없으니 조심하라’는 말만 들었던 것. 함씨는 “그 말 한마디를 들으려고 그 돈을 쓴 게 아깝다”며 고개를 저었다.

스파·요가 즐기면서 내 몸 체크

각종 검사를 통해 단순히 ‘암이네, 아니네’만 걸러주는 기존 건강검진은 가라! 이곳은 700평 규모에 호텔식 인테리어와 유명 예술작품을 더한 럭셔리 휴양 검진 공간이다.

혈액·초음파·내시경 등 기본적인 검사를 통해 질병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은 물론, 탈모·우울증·스트레스·수면·치아·피부·복부근력·자세·족부까지 검사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조금이라도 불편한 부분을 짚어낸다.

이 헬스케어센터의 특징은 진단 후 개인에게 맞는 맞춤형 해결책을 제시하는 휴(休) 헬스케어 프로그램이라는 것. 최고급 시설을 갖춘 도심형 시니어 커뮤니티인 ‘더 클래식 500(The Classic 500)’에서 1박2일~4박5일간 숙박하며 휴식과 건강검진을 동시에 받을 수 있다.

기존 숙박 건강검진은 병실에서 따분하게 시간을 보내야 했다. 하지만 건국대병원 검진은 더 클래식 500의 스파·요가·필라테스·슬링·피트니스·실내 골프장을 이용하면서 40평형 스위트룸에 머무르기 때문에 휴가처럼 즐길 수 있다.

운동처방하고 사후 모니터링까지

건국대병원 헬스케어센터는 무엇보다 검진자가 헬스케어를 받은 뒤 일상생활을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가령 무릎 관절염이 있는 사람에겐 신체의 좌우 균형과 무릎의 변형, 관절 가동 범위, 발의 이상, 운동할 수 있는 체력 상태 등을 파악해 무릎 통증과 변형이 증가하지 않으면서 부하를 줄여주는 하지근력 강화 운동을 처방한다.

집으로 돌아가서도 꾸준히 운동할 수 있도록, 운동 처방 매니저가 스트레칭을 지도한다. 또 자동이력관리 시스템도 있다. 검진자가 집에 돌아가 실제로 잘 실천하고 있는지 모니터링하는 것.

식습관 개선이 필요한 이들에겐 하버드대학에서 40년간 연구해 발표한 건강식단이 소개된다. 민우홍 동서의학영양전문가는 “이 식단대로 먹고 금연과 운동을 병행할 경우, 심장병은 80%, 제2형 당뇨병은 90%, 뇌졸중이나 일부 암은 70%까지 발병 위험도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예부터 환자 치료에 응용됐던 동양의 약선 요리와 심장질환과 암을 이기는 식이요법도 교육한다. 교육이 딱딱하게 느껴진다면 스위트룸으로 출장 요리사를 불러 직접 조리법을 배우고 시식할 수도 있다.

수면내시경 회복 상태 철저히 관리

부가 서비스가 아무리 좋아도 제일 중요한 건강검진 내용이 부실하면 꽝이다. 내시경·초음파·심전도·폐기능·안저·CT(컴퓨터단층촬영)·MRI(자기공명영상촬영장치) 검사를 할 때 경력이 있는 교수진이 직접 하기 때문에 정확한 검사와 동시에 판독과 상담이 이뤄진다. 고위험 질환이 발견되면 부문별 전문 의료진과 즉시 협진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심장질환 전문의 송명근(대한민국 최초 심장이식 성공) 교수와 뇌질환 고영초(대한뇌종양학회장) 교수를 비롯한 의료진과 주치의 관계도 맺을 수 있다. 헬스케어센터 심찬섭(소화기내과 교수) 소장은 “갑자기 몸이 아프거나 병원에 입원해야 할 경우엔 언제든지 주치의의 휴대전화로 전화해 상담을 받거나 다른 질환 교수를 추천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건강검진에서 주의해야 할 것 중 하나가 내시경이다. 소독이 덜 된 경우 B형 간염이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결핵·에이즈 등에 감염될 수 있다. 센터의 변혜경 팀장은 “한번 사용하면 바로 내시경 자동소독기로 소독하고, 전용 캐비닛에 보관한다”며 “두 명의 내시경 소독 전문요원이 국제 가이드라인을 철저히 지키며 소독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시경을 받은 검진자가 회복하는 동안에도 의료진이 심전도·혈압·맥박·호흡 상태를 철저히 모니터링한다.

대기시간 최소화 … 여성검사는 별도구역에서

건국대병원 헬스케어센터의 모든 것은 검진자의 편의에 초점을 맞췄다. 예컨대 검진자가 다니는 길과 직원이 다니는 길을 분리했다. 직원들은 뒷길로 다니기 때문에 검진자가 조용히 검진에 집중할 수 있다. 또 큰 센터 안에서 동선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코너마다 배치된 플로어매니저가 PDA(휴대정보단말기)로 동선 관리를 하고, 에스코터가 안내한다.

최첨단 RFID(전자태그)를 이용한 U-헬스케어 시스템을 도입해 검사와 검사 사이 대기시간을 최대로 줄였다. 검진자가 손목에 채워진 태그를 모니터에 대면 앞으로 남은 검사항목과 시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또 여성 전용 검사 존을 별도로 마련했다. 가운만 입고 남성들과 섞여 유방암·부인암 검사를 대기하는 불편을 감안한 조처다.

심 소장은 “건국대병원이 다른 병원에 비해 전략적으로 앞서나갈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했다”며 “소비자의 생활 개념이 달라졌듯 건강검진에 대한 개념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연 기자

건국대병원 헬스케어센터는 …

초콜릿색을 기본으로 자연의 따스함을 담은 인테리어
실내 인테리어의 거장 전시형 디자이너가 헬스케어센터를 고급 리조트와 호텔처럼 꾸몄다

예비부부·청소년·흡연자·음주자·비만에 특화된 맞춤 프로그램 특정 질환이 의심될 경우 소화기·심장·뇌·호흡기·당뇨/대사증후군에 초점을 맞춘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다

검진 결과에 따라 경력있는 주치의 배정 송명근(심장질환)·고영초(뇌질환)·한설희(치매)·김원동(폐암)·이창홍(간암)·이효표(자궁암)·백남선(유방암)·황대용(대장암)·심찬섭(췌장암)·이경영(위암) 교수와 언제든 휴대전화 상담이 가능하다

기본 질병 진단을 넘어 정신건강까지 체크 치열한 경쟁으로 지친 현대인에게 정신과 전문의가 우울 평가와 심리상담을 한다

도심형 시니어 커뮤니티 ‘더 클래식 500’에서 평온한 휴식 56인치 벽걸이 TV가 설치된 스위트룸, 바닥에 깔린 열선이 물기를 없애 미끄럼을 방지한 명품 스파, 600평 규모에 다양한 기구를 갖춘 피트니스 등에서 운동과 휴식을 만끽할 수 있다

서양화가인 김경희 건국대재단 이사장이 직접 고른 미술품 센터 입구부터 김점선·하종현·신상호 등 유명 화가의 작품 63점이 전시돼 갤러리를 연상케 한다. 입구에 설치된 20점(KU갤러리)은 정기적으로 교체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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