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BRIC)’에서 PD수첩 ‘광우병’편의 무죄 판결문 일부 내용을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은 브릭 토론방에 올라온 글을 캡처한 것.
‘a variant of CJD’는 vCJD(인간광우병)를 뜻하는가. 아니면 CJD(크로이츠펠트-야곱병)의 변종 중 하나를 말하는가. MBC PD수첩 ‘광우병’ 편 형사 1심 판결문의 내용이 과학적으로 옳은지를 놓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논문이 조작된 사실을 밝혀냈던 인터넷 커뮤니티 ‘브릭(BRIC·http://bric.postech.ac.kr)’ 토론방에서다.
이번 논쟁은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문성관 판사가 지난달 20일 PD수첩 제작진에게 무죄 판결을 내리면서 시작됐다. 브릭에서 논란이 된 것은 “미국 내에서 ‘a variant of CJD’는 인간광우병을 뜻하는 ‘vCJD’를 의미하는 것으로 사용되고 있다. 미 농무부 연방관보, 미 질병통제센터(CDC) 자료에도 인간광우병 ‘vCJD’를 뜻하는 것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부분이다.
자신을 30대 중반의 신경정신과 의사라고 밝힌 ID athina의 글이 논쟁을 불붙였다. 그는 “1994~99년 하버드·예일대 등의 신경병리학자가 발표한 세 편의 논문에서 ‘a variant of CJD’가 vCJD가 아닌 다른 종류의 CJD를 지칭했다”고 주장했다.
또 PD수첩 측 증인으로 이 내용을 뒷받침했던 서울대 수의학과 우희종 교수에게 공개 해명을 요구했다. 수십 개의 댓글이 달렸다. 찬반 논란이 엇갈렸다.
“a variant of CJD 자체는 vCJD로도, 다른 변종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그 시점에서 가장 가능성이 큰 표현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ID endo)
“발생 가능성으로만 본다면 당시에는 vCJD가 가장 낮았다. vCJD로 해석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ID 제봉)
“신종 플루가 지금은 H1N1을 뜻하지만 나중에 새로운 신종 플루가 출연하게 되면 용어가 바뀔 것이다. 맥락 속에서 판단해야 한다.”(ID 면역이)
“vCJD가 아닌 다른 병을 지칭할 때도 사용하는 말을 ‘a variant of CJD=vCJD’처럼 확대 해석한 것은 잘못이다.”(ID cho092)
“‘a variant of CJD’가 인육을 먹었을 때 걸리는 파푸아뉴기니 지역의 병 ‘쿠루’를 설명할 때 사용되기도 했다.”(ID 참견)
논란이 일자 우희종 교수도 답글을 네 차례 올렸다.
우 교수는 “다른 뜻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있다고 해서 ‘a variant of CJD’가 vCJD라는 주장이 틀린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이런 (토론) 열기가 과연 정상적인지 의문”이라며 “정치적이나 사법적인 토론장이 아니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러나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구희령 기자
◆브릭(BRIC)=POSTECH(옛 포항공대) 생물학전문연구정보센터의 인터넷 커뮤니티. 젊은 과학자들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 논문의 사진 조작 의혹을 제기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