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아, 21일 밴쿠버 첫 훈련 … 이날 메달 색깔 거의 결정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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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포토]

‘피겨 퀸’ 김연아(20·고려대)의 ‘7분 드라마’가 19일 앞으로 다가왔다.

김연아가 2010 밴쿠버 겨울 올림픽에서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경기를 치르는 시간은 24일 오전 10시(한국시간)다. 하지만 사실상의 메달 경쟁은 조금 더 일찍 시작된다. ‘결전지’인 밴쿠버 퍼시픽 콜리시엄에서 첫 훈련을 하는 21일이 바로 그날이다.

◆첫 훈련이 가장 중요=올림픽처럼 큰 대회에서는 선수들의 긴장도가 승패를 좌우할 수 있다. 2002년 솔트레이크 올림픽(세라 휴스·미국)이나 2006년 토리노 올림픽 때 의외의 금메달리스트(아라카와 시즈카·일본)가 나온 것도 다 이 때문이다. 그래서 첫 훈련이 중요하다. 훈련장에 모인 모든 선수는 자신의 컨디션을 점검하면서 다른 선수들의 기량을 곁눈질한다. ‘기싸움’이 시작되는 셈이다. 특히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인 김연아의 컨디션은 모든 이들의 관심거리다.

한 피겨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김연아가 세계 최고기록(210.03점)을 세운 그랑프리 1차 대회 ‘에릭 봉파르’ 때 그는 첫 훈련에서 완벽한 컨디션을 보여 다른 선수들의 기를 죽여버렸다”면서 “이후 함께 훈련했던 아사다 마오(20·일본)는 점프에서 난조를 보이는 등 제 기량조차 발휘를 못했지만, 김연아는 상승세를 이어가며 실전에서도 최고 기량을 보였다”고 귀띔했다.

올림픽 심판진 역시 첫 훈련 날 빙상장을 찾아 선수들의 기량을 체크한다. 여러모로 이날의 컨디션이 실전 성적을 좌우하게 된다.

◆하루 6시간 맹훈=김연아의 일과는 올림픽을 코앞에 두고도 평소와 똑같다. 그는 경기 당일까지 똑같은 생활 환경을 유지할 예정이다. 오전 8시쯤 눈을 뜬 김연아는 어머니 박미희씨가 해주는 아침밥을 먹고 훈련 장소인 크리켓클럽을 향한다. 1시간 정도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 후 낮 12시부터 1시간30분 정도 빙상 훈련을 한다. 이후 샐러드 등으로 점심을 때운 김연아는 두 번째 빙상 훈련에 들어간다. 빙상 훈련은 총 3시간.

최근 김연아는 실전처럼 음악에 맞춘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쇼트프로그램과 프리프로그램을 한 번씩 다 연기해본 후 미흡한 부분을 가다듬기도 하고, 체력 유지 차원에서 프로그램을 두 번 연이어 소화하기도 한다. 빙상 훈련이 끝나면 빙판 밖에서의 체력 훈련도 3시간 정도 이어진다. 시리얼 등으로 저녁을 먹고 물리치료까지 마치면 오후 8시가 다 된다.


◆밴쿠버 입성은 20일=김연아는 여자 싱글 공식 훈련이 시작되기 하루 전인 20일 밴쿠버로 들어간다. 올림픽 선수촌 대신 밴쿠버 시내의 한 호텔을 숙소로 이용한다. 선수촌에 들어가면 물리치료사·코칭스태프 등 ‘팀 김연아’와 함께할 수 없어 컨디션 유지가 어렵기 때문이다.

온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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