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구조 개선을 추진 중인 대한전선이 계열사를 통해 보유하고 있던 이탈리아 전선업체 프리즈미안의 주식을 팔아 4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대한전선은 홍콩 소재 투자회사인 TGH가 갖고 있던 프리즈미안 주식 1782만 주(9.9%)를 전량 매각했다고 4일 밝혔다.
대한전선은 2002년 무주리조트를 시작으로 쌍방울(현 트라이브랜즈)·명지건설(현 TEC건설)·남광토건·온세텔레콤 등 10여 개 회사를 연거푸 사들이면서 인수합병(M&A) 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2007년엔 5100억여원을 투자해 세계 2위 전선업체인 프리즈미안 지분을 사들여 관심을 모았었다. 그러나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됐다. 지난해 8월엔 채권단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 협약을 맺고 대한ST·트라이브랜즈를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에 주력해왔다. 김영환 상무는 “국내외에 보유한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현재 2조원대인 차입금을 연말엔 1조원까지 줄일 계획”이라며 “재무 안정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성장 전략도 병행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