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20일 총재단회의와 의원총회에서 "한나라당이 국회를 파행시킨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여당의 얄팍한 생각" 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여공세를 계속할 것을 지시했다.
李총재의 한 측근은 "시간은 우리 편이다. 여권이 명분을 잃어버린 이상 정국을 푸는 양보안도 먼저 제시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동시에 李총재는 이날 오후 경제분야 전문가들의 모임인 안민포럼 정책토론회에 참석했다. 경제학.경영학 교수 등 1백여 명이 참석했고, 李총재는 경제전반에 관해 일문일답식 토론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李총재는 "추가 투입되는 50조원의 공적자금은 급하게 필요한 돈이니 만큼 국회에서 따지고 심리한 뒤 동의해 줄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국회가 정상화돼야 공적자금 문제를 처리할 수 있다" 고 못박았다. 당내 일각에서 제기된 '국회파행과 공적자금의 분리처리론' 에 대해 "그렇지 않다" 고 쐐기를 박은 것이다.
그러면서 李총재는 "현 정권의 경제정책은 대중주의(포퓰리즘)의 전형" 이라고 비난했다. "겉으로는 반(反)재벌 정서에 영합하나 물밑에선 정치권력.금융.재벌 3자간의 유착관계가 특징" 이라고 비판했다.
李총재는 재벌개혁을 "보수와 진보 차원에서 보지 않는다" 고 전제한 뒤 "독립경영이든 전문경영이든 모두가 개혁이 될 수 있다" 고 했다.
"지배구조의 바탕인 경영의 투명성이 확보되고, 재벌에 대한 법 집행이 엄격하다면 현재의 재벌 형태를 굳이 부정할 필요는 없다" 는 것이다.
그는 토론회 말미에 "가능한 한 국민이 걱정을 하지 않도록 국회에 빨리 들어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고 했다. 그러나 "국회가 조만간 정상화되느냐" 는 질문에는 고개를 돌렸다.
최상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