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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총재 "파행은 여당 탓" 맹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20일 총재단회의와 의원총회에서 "한나라당이 국회를 파행시킨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여당의 얄팍한 생각" 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여공세를 계속할 것을 지시했다.

李총재의 한 측근은 "시간은 우리 편이다. 여권이 명분을 잃어버린 이상 정국을 푸는 양보안도 먼저 제시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동시에 李총재는 이날 오후 경제분야 전문가들의 모임인 안민포럼 정책토론회에 참석했다. 경제학.경영학 교수 등 1백여 명이 참석했고, 李총재는 경제전반에 관해 일문일답식 토론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李총재는 "추가 투입되는 50조원의 공적자금은 급하게 필요한 돈이니 만큼 국회에서 따지고 심리한 뒤 동의해 줄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국회가 정상화돼야 공적자금 문제를 처리할 수 있다" 고 못박았다. 당내 일각에서 제기된 '국회파행과 공적자금의 분리처리론' 에 대해 "그렇지 않다" 고 쐐기를 박은 것이다.

그러면서 李총재는 "현 정권의 경제정책은 대중주의(포퓰리즘)의 전형" 이라고 비난했다. "겉으로는 반(反)재벌 정서에 영합하나 물밑에선 정치권력.금융.재벌 3자간의 유착관계가 특징" 이라고 비판했다.

李총재는 재벌개혁을 "보수와 진보 차원에서 보지 않는다" 고 전제한 뒤 "독립경영이든 전문경영이든 모두가 개혁이 될 수 있다" 고 했다.

"지배구조의 바탕인 경영의 투명성이 확보되고, 재벌에 대한 법 집행이 엄격하다면 현재의 재벌 형태를 굳이 부정할 필요는 없다" 는 것이다.

그는 토론회 말미에 "가능한 한 국민이 걱정을 하지 않도록 국회에 빨리 들어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고 했다. 그러나 "국회가 조만간 정상화되느냐" 는 질문에는 고개를 돌렸다.

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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