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어보세요] 딸 "요즘엔 만난지 한달만에 뽀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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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Q : 중3인 딸을 둔 40대 주부입니다. 얼마 전 딸이 친구들의 이성교제에 관해 얘기하다 "만난 지 일주일 만에 손 잡고 한 달 만에 뽀뽀하는 건 기본"이란 말을 듣고 놀랐습니다. 아직은 남자 친구가 없다지만 나중에 이성교제를 하면 그런 행동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어느 선까지 아름답게 봐주고,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요?

A : 이성교제에 대해 '안된다'고 하면 딸이 "엄마는 구식이야"라며 대화를 끊을 것 같고,'괜찮다'고 하면 아이가 함부로 행동할까 걱정하고 계신 것이지요. 사실 아이가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자신도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고, 그래서 넌지시 엄마 의견을 탐색하는 겁니다. 그럼 다음의 순서대로 대화 해보세요.

첫째, 환영. "우리 딸이 이렇게 커서 엄마와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돼 참 대견하고 기쁘다."

둘째, 솔직한 반응. "정말 세월이 변했구나. 엄마가 너 만할 때는 키스는커녕 만나는 것도 생각하지 못했었지. 지금은 그때 식으로 생각하면 안되겠지만, 좀 당황스럽기는 하구나."

셋째, 정보 제공. "사춘기가 되면 이성에 대해 궁금해지고 만나고 싶고, 알고 싶고, 만지고도 싶은 것이 자연스럽지. 그런데 자연스러운 흐름에 몸을 맡기면 여러 가지 책임져야 할 일들이 생긴단다. 그래서 책임질 수 있는 성인이 되었을 때 비로소 진정한 이성교제가 가능한 것이란다(이 말을 할 때 엄마는 절대 흥분하지 말 것). 그래서 엄마는 네가 개인적으로 이성을 만나기보다 동아리 등에서 특별활동을 같이 하면서 이성을 경험하고 알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란다."

넷째, 아이의 의견 탐색하기. "지금까지는 엄마의 의견을 말했으니 이젠 우리 딸의 의견을 들어볼까?"

다섯째, 주변의 의견 확인하기. "그런데 네 친구들은 어떻게 생각하니?" 혹은 "선생님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

여섯째, 지속적 대화의 끈 갖기. "너는 네 친구들에게 물어보고, 나는 내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우리 다시 이야기 하자꾸나."

이 정도의 대화를 차분히 하면 아이가 크게 반발하지는 않을 겁니다. 엄마가 먼저 자녀와 효과적으로 대화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금명자 <한국청소년상담원 청소년연구연수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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