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 100만시대 내년초 다시 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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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실업자 수가 내년 초 다시 1백만명선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 및 금융권에 대한 2차 구조조정과 겨울이라는 계절적 요인이 겹치면서다.

정부는 15일 이한동(李漢東)총리 주재의 사회분야 장관회의에서 올 연말 실업자 수가 90만명, 내년 2월에는 96만명(실업률 4.4%)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월 1백12만명(5.3%)을 고비로 줄어들던 실업자 수가 이미 이달부터 다시 늘고 있다. 최근 실업자 증가세는 '11.3 기업 퇴출' 조치에 따라 동아건설을 비롯한 29개 기업이 청산 또는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된 것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분석된다.

실업자 수는 1997년 말 외환위기 이후 1백만~1백70만명 사이를 오르내리다 지난해 2월 1백80만명(8.6%)으로 최고치를 보였다.

올 들어서는 계속 줄어 지난 6월엔 79만3천명(3.6%)선까지 떨어졌었다. 외환위기 이전인 95, 96년의 평균 실업률은 2.0%(42만명)에 불과했었다.

정부 관계자는 "쌍용양회와 현대건설의 경영 정상화가 차질을 빚거나 대우차 법정관리 이후 협력업체들에 대한 지원대책이 겉돌 경우 실업자가 예상보다 더 늘어 '실업자 1백만명 시대' 가 다시 올 수 있다" 고 걱정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고용보험의 고용 유지 지원제도를 활용, 실업자 발생을 줄이고, 실직 전 3개월분의 임금.퇴직금을 7백20만원 범위 안에서 지급하도록 한 임금채권보장제 등을 통해 가급적 충격을 줄일 방침이다.

건설 일용직.신규 졸업자에 대한 공공근로.정부지원 인턴 등 취업 지원도 강화할 예정이지만 전문가들은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고 말한다.

한편 노숙자도 지난해 2월 6천2백명에서 지난 8월엔 4천9백명으로 줄었으나 이달 들어 5천2백명(서울 3천5백명)으로 다시 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김석현.송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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