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70%가 20~30대 … 활력 넘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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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부부만 사는 것 같네요."

진해시 녹산주거단지를 처음 찾은 외부인들이 주민들에게 흔히 던지는 말이다. 이곳에선 젊은층 주부들이 어린애를 유모차에 태우고 공원이나 단지 내를 줄지어 산책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20, 30대 젊은층이 주민 10명 중 7명꼴이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이 단지는 어린애들이 뛰노는 소리가 유달리 크게 들린다.

진해시 용원동.청안동.안골동 등 3개 동에 걸쳐 있는 녹산주거단지는 1997년 조성이 마무리됐다. 녹산공단의 배후 주거지역으로 마을이 형성됐다. 부산과 진해를 잇는 2번 국도가 옆을 지나며 부산에 바로 붙어 있다.

전체 4만여 평에 인구는 2만여 명 규모.

98년부터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돼 현재 현대.풍림.부영 등 5500여 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코아루'.'님' 아파트 등 1700가구가 건설 중이어서 내년 말께는 7000가구를 넘을 전망이다. 녹산공단과 STX조선.삼성전기 등 부산과 진해.김해 등에 직장을 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 단지는 모든 아파트가 15층 높이로 지어진 것이 특징이다. 단지 전체의 미관을 고려해 15층 이상은 짓지 못하도록 돼 있다. 그래서 단지의 스카이라인이 균형이 잡히고 안정된 느낌을 준다.

이 곳 아파트는 23.5~32평형이 대부분이다. 내년 새로 들어설 코아루와 님 아파트는 40~47평형도 포함돼 있다. 주민들은 단지 내 녹지가 풍부한 점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다. 산으로 둘러 싸여 있고 크고 작은 공원이 8개나 된다.

이곳서 생활한지 1년 된 '해인로즈빌' 이진숙(31.주부)씨는 "부근에 나지막한 산들을 끼고 있고 공원이 많아 공기가 좋다"며"공원이 많다 보니 아이를 데리고 놀거나 이웃과 어울리기에 딱 좋다"고 말했다. 교육 여건도 갈수록 좋아지는 편이다. 현재 초등교 3개, 중학교 1개가 개교했다. 고교 1곳도 곧 착공할 예정이다.

입주 초기에는 학원이 부족해 주민들의 불만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은 다양한 학원들이 성업 중이다. 단지 곳곳엔 음악.미술.태권도 등의 학원 개업을 알리는 현수막이 눈에 띈다.

그러나 교통이 약간 불편한 점이 흠이다.

주부 남영미(30)씨는 "부산 시내버스는 시.도 경계선까지밖에 운행하지 않고 시외버스도 20분 마다 지나가 승용차가 없으면 다니기에 불편하다"고 말했다.

부산 시내버스 연장 운행은 버스업자와 양 시.도 간 이해관계가 얽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승용차로 5분 거리에 신항만이 개항을 앞두고 있어 단지는 활기를 띠고 있다. 아파트 가격도 조금씩 오르고 있다. 단독주택지와 상업용지는 현재 30% 가량 건물이 들어섰다.

김관종 기자

*** 현대아파트 권순자 관리소장

"장기계획에 따라 조성돼 단지가 쾌적하고 깔끔하면서 정돈된 인상을 줍니다. 단지가 진해경제특구 내에 있어 진해의 대표적인 아파트촌으로 갈수록 각광받고 있지요."

현대아파트 권순자(여.36.사진) 관리사무소장은 녹산주거단지를 "큰 걱정 없이 옹기종기 살아가는 전형적인 아파트 동네"라고 소개했다.

소장직을 맡은 지 3년 된 권 소장은 " 젊은이가 많이 살아 단지 분위기가 활기찬 편"이라며 "주부들이 서로 공원 등에서 자주 접하다 보니 주민끼리 사이 좋게 지낸다"고 말했다.

권 소장은 그러나 주거단지 조성이 완전히 마무리 되지않아 대형 할인점과 종합병원 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단지엔 농협하나로마트 등 소형 마트는 7개나 되지만 주민들은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권 소장은 "부산 시내버스가 단지까지 연장운행 하지 않아 부산에 나가는데 불편하다"며 "양 시.도와 버스업체가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 하루 빨리 부산 버스를 이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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