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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최종 판세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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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40년 만에 가장 치열했던 미국 대선이 7일(현지시간) 투표에 돌입함에 따라 미 대륙은 물론 전 세계가 숨을 죽인 채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미 언론은 약 2억명의 유권자 중 1억5천만명이 선거를 하겠다고 등록했고 이중 1억명이 투표장에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들에 의해 세계 최강의 권력이 탄생하는 것이다.

미국 대통령은 선거인단이란 독특한 제도에 의해 선출되고 워낙 땅덩어리가 넓어 동부지역 출구 조사 결과가 나올 때 서부에선 아직도 투표가 진행되는 등 이만저만 복잡한 게 아니다. 더구나 이번 선거처럼 박빙이면 도대체 어떤 진기록이 연출될지 아무도 장담 못한다.

선거 당일까지의 여론조사는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의 박빙 우세다. 하지만 선거 직전 앨 고어 민주당 후보가 뚜렷한 상승세를 탄 것으로 나타났다.

USA투데이.CNN.갤럽의 6일자 조사에선 부시 47%, 고어 45%로 격차가 전날의 5%포인트에서 2%포인트로 줄었다.

MSNBC.로이터통신은 예상투표자 1천2백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고어 48%, 부시 46%로 고어가 부시를 추월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최종 순간에 부동층이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다.

고어로서는 쾌재를 부를 일이고 부시로선 불길한 조짐이다.

선거 결과는 7일 오후 8시(한국시간 8일 오후 2시) 알래스카주를 끝으로 50개주 선거가 모두 끝나야 출구조사 집계를 통해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고어든 부시든간에 선거인단 5백38명의 과반수인 2백70명을 확보하는 순간 승리하는 것이다. 따라서 50개주를 다 기다릴 필요는 없다.

고어는 뉴욕주 등 동북부 인구밀집주들과 선거인단 규모가 가장 큰 캘리포니아주를 확실히 장악했다.

반면 부시는 자신이 주지사로 있는 텍사스를 비롯해 면적은 큰데 선거인단수는 별로 많지 않은 중부지역 여러 주를 확보했다.

그런 배경을 고려하면 이번 선거의 향배는 두 후보가 박빙의 경쟁을 하는 10여개 주에서 결판난다. 그중 제일 중요한 게 플로리다(선거인단 25명)와 펜실베이니아(23명), 미시간(18명)주다.

현재 고어가 이 세곳 모두에서 약간 우세하다. 만일 세군데를 전부 얻으면 고어의 승리는 떼논 당상이다.

부시는 플로리다가 중요하다. 친동생인 젭 부시가 주지사로 있고, 지난 네번의 대선에서 공화당이 승리했던 플로리다에서 부시가 이기면 고어의 승리는 멀어진다.

그 다음으로 중부의 미주리(11명).위스콘신(11명).미네소타(10명).테네시(11명)를 얻어야 한다.

미주리는 지난 열번의 대선에서 전부 승자를 선택한 기록이 있다. 테네시는 고어의 고향인데 어찌된 일인지 부시가 우세하다.

제일 늦게 선거가 끝나는 게 서북부 워싱턴과 오리건주인데 비교적 민주당 성향이다. 이 두 주는 우편투표를 허용해 개표결과가 늦게 나온다.

만일 다른 주들에서 두 후보가 무승부가 되면 대선 결과는 이 두 주의 개표가 끝나는 며칠 뒤에나 알게 되는 초유의 사태가 나올지도 모른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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