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 교환 사이트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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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5면

"얼마 전 이혼한 사람입니다. 이번 휴가는 핏줄없이 보내는 첫 휴가입니다. 전처가 데리고 있는 아이들이 보고 싶군요. 재혼한 전처 가족과 휴가를 함께 보낼 방안이 없을까요? 아이디어 제공자에게 15달러를 드리겠습니다."

아이디어를 사고 파는 미국의 인터넷 사이트 '아이디어 익스체인지(http://www.ideaexchange.com)' 에 올라온 사연이다.

이 사람이 자연스레 아이들을 볼 수 있는 아이디어를 구입했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정보화 사회가 고도화할수록 아이디어의 경제적 가치는 높게 마련이다.

아이디어는 정보와 통찰력, 경험과 전문지식, 호기심과 창조력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이를 방증이라도 하듯 최근 인터넷 상에는 아이디어를 사고 파는 사이트가 속속 선보이고 있다.

먼저 국내 인터넷 사이트로는 '아이디어스톡' (http://www.ideastock.co.kr)이 눈길을 끈다.

한마디로 아이디어를 주식 시스템에 적용한 셈이다. 경제성이 있는 아이디어를 사이트에 올리면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위원 48명이 1~10점까지 점수를 매긴다.

5점 이상 받은 아이디어 중 회사측이 선별해 사이버 증시에 상장하는 식이다. 일반인들은 생산성이 있는 아이디어를 골라서 미리 현금을 주고 산 사이버 머니로 투자한다.

물론 사이버 머니의 현금화는 언제든지 가능하다.

최강수 대표이사는 "좋은 아이디어가 있지만 초기 투자 비용이 없어 고민하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며 "올라온 3천여건의 아이디어 가운데 70건을 선별해 상장한 상태" 라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아이디어 클릭' (http://www.ideaclick.co.kr)은 아기자기한 일상 생활의 지식 정보를 싼값에 사고 판다.

'된장을 맛있게 끓이는 법' 부터 '가을 모자 고르는 요령' '나만의 바둑 비법' 등 알콩달콩한 아이디어가 많다.

또 특허를 겨냥한 '아이디어 플라자' (ideaplaza)도 있다. 일단 회원에 가입한 후 아이디어를 제출할 수 있다.

"아무리 단순하고 미숙한 아이디어라 하더라도, 여러 사람이 아이디어를 다듬는 인큐베이터 시스템을 거쳐 휼륭한 아이템으로 거듭나기도 한다" 는 것이 아이디어 플라자측의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엔젤 클럽' 을 마련, 아이디어 제출자와 투자자를 연결해 주기도 한다. 이와 비교해 '사이버 월드' (http://www.cyworld.com)는 다소 차별화한다.

아이디어를 직접 던져주기보다 인맥을 통해 아이디어 창구와 연결하기 때문이다.

각계각층의 전문가를 확보해 아이디어를 찾는 이들에게 소개하는 방식이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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