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화원여고 '자연보호 환경소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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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흑두루미야 우리가 보금자리를 말끔히 정돈해 놓을게. "

26일 오전 대구시 달성군 낙동강변에 여고생들이 손에 쓰레기봉투를 하나씩 들고 모여들었다. 화원여고(교장 吳珉洙.60) 1.2학년 6백여명이었다. 낙동강변은 이들의 소풍장소였던 것.

이곳은 흑두루미가 해마다 날아오는 도래지. 하지만 쓰레기와 모래채취 등으로 흑두루미가 1997년 이후 날아들지 않자 학생들이 소풍 한나절을 반납한 채 자연보호에 나선 것이다.

학생들은 소풍와서 오전엔 쓰레기를 줍고 오후엔 여흥을 즐겼지만 인상 한번 찌푸리지 않았다.

2학년 대표 윤지영(尹智榮.17)양은 "세계적인 철새 도래지를 우리가 보호해야지요" 라며 "소풍와서 노는 것도 좋지만 철새들의 보금자리를 청소한 이번 소풍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이라고 말했다.

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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