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외국상표 아동복 도입 봇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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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한벌에 50만원 하는 등 어른옷을 뺨칠 정도로 비싼 외국 브랜드 아동복이 백화점 매장에 속속 들어서고 있다.

경기침체로 매출이 부진한 속에서도 씀씀이가 큰 고소득층을 겨냥해 고가 수입브랜드를 전략적으로 유치하는 백화점도 있다.

올 가을 백화점에 선보인 해외 아동복 브랜드는 샤리템플(일본).겐조정글(프랑스).오일릴리키즈(프랑스).끼꼬(이탈리아).레고키즈(미국).휠라키즈(이탈리아) 등 줄잡아 10여개에 이른다.

현대백화점 본점의 경우 아동복 15개 브랜드 가운데 12개가 외국 브랜드다. 이달 들어 25일까지 본점 아동복 매장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늘었다.

무역점도 26% 신장했다. 무역점의 폴로보이즈(미국)는 매출이 1백41%나 증가했다.

이달 초 개장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1백50평 규모의 명품 아동복 매장을 따로 열었다. 12개 외국 브랜드와 8개 국내 브랜드가 모여 있다.

분당 삼성플라자는 26일 보령메디앙스가 직수입한 끼꼬 매장을 열었다. 티셔츠.바지가 각각 10만원을 넘어 한벌에 30만~50만원 한다.

현대백화점은 올 가을에만 6개 외국 브랜드를 유치했다. 본점에는 겐조정글이 들어 왔고, 무역점엔 샤리템플.오일릴리키즈.레고키즈, 천호점에는 휠라키즈가 선보였다. 쟈카디(프랑스) 등 고가 브랜드도 조만간 신세계.갤러리아백화점에 입점한다.

가격대는 바지류가 5만~10만원, 티셔츠는 10만~20만원이다. 여아용 원피스는 8만원대부터 시작해 50만원을 넘는 제품도 있다. 2백50만원 하는 유모차도 있다.

국내 브랜드는 원단을 고급으로 바꿔 외국 브랜드의 고가 전략에 맞서고 있다. 피에르가르뎅.삐삐메모리.NGN 등 국내 브랜드는 성인복에 쓰는 고급 수입 원단을 썼다. 이에 따라 추동 신상품 가격도 지난해보다 10~20% 비싸졌다.

현대 신촌점과 롯데 본점에는 국내 명품 아동복을 표방하는 '모크베이비' 가 선보였다. 영국 전통의 멋과 품격을 추구한다. 탤런트 황신혜와 딸이 모델로 등장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현대백화점의 아동복 담당 권태진 과장은 "소득 및 생활수준 향상에 따라 아동복에서도 소비 양극화가 나타난다" 며 "고가 브랜드는 주로 해외생활을 한 30대 부부들이 찾는다" 고 말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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