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기업 CEO] 교원그룹 장평순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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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 공부팀은 교육기업 CEO들을 만나 청소년과 학부모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첫 자리로 21일 서울 종로 교원그룹 본사에서 장평순(60·사진) 회장을 만났다. ‘백호띠’로 경인년 ‘백호해’를 맞은 소감을 “교육 사업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첫 기업이 될 겁니다.” 라고 말한 장 회장. 그에게 ‘성공’에 대해 물었다.

인터뷰=주재훈 기자, 정리= 박정식 기자, 사진= 황정옥 기자

- 교육 사업이라는 개념이 없던 초창기에는 어려움이 많았을 텐데, 처음 교육 사업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전집을 파는 영업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다 종잣돈을 모아 1985년 ‘중앙교육연구원’을 세웠다. 당시 사업비가 부족해 자금 회전이 빠른 일일학습지를 업종으로 선택했다. 처음엔 인쇄비가 없어 내용을 타자기로 쳐 등사해 풀로 붙였다.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만들어 팔았는데 예상보다 더 성공했다.”

- 청소년들이 성공을 위해 가져야 할 덕목을 알려달라.

“성공한 사람은 성공하는 습관을 기르기 때문에 성공한다. 그 습관들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주인 정신’이다. 아무리 사소한 일도 나와 관계 있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면 그게 주인 정신이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행동하는 것이 쌓이다 보면 습관이 되고, 이런 습관을 가지고 살아가면 정말 주인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또 정직과 신용이 중요하다. 남을 속이는 자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청년 시절 한때 떠돌이 배추 장사를 했었다. 한번은 뒤늦게 배추가 속이 썩었다는 걸 알고, 구입한 손님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전액 환불해줬다. 고객과의 신용 덕에 매출도 늘면서 사업에 필요한 종잣돈을 마련할 수 있었다.”

- 성공하기 위한 지름길이 있다면.

“내가 잘 할 수 있는 분야에서 한 방향으로 꾸준히 노력하는 길밖에 없다. 성공은 자기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대통령·회장 등 거창한 사람만이 성공한 것은 아니다. 얼마 전 신문에서 성적이 뛰어난데도 법대·의대 진학을 목표로 하지 않고 전문계고에서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봤다. 이들처럼 뚜렷한 목표와 의지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수 세대에 걸쳐 생업을 이어가는 일본의 장인 정신이 그런 경우다. 내 경우에도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파악하는 능력이 남들보다 나았다. 그 장점을 살려 영업으로 사업을 시작했고, 영업에 집중해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이다.”

- ‘가진 게 없으면 성공도 어렵다’고 여기는 부정적인 생각들이 많은데.

“부가 되물림 된다고 해도 100년을 넘지 못한다. 성공은 누가 시간과 기회를 잘 활용하느냐에 달렸다. 부잣집 자녀로 태어나도 부자 정신을 갖추지 못하고 부를 활용할 수 있는 노하우가 없으면 가진 걸 잃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그것도 적당히 노력하면 안 된다. 보통을 뛰어넘으려면 그 이상의 노력을 해야 한다.”

- 공부에서도 자기주도 학습으로 주인 정신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자녀 교육은 어떻게 했나.

“부모들이 자기 생각대로 아이를 만들려고 해선 안 된다. 아이에게 많이 맡겨야 한다.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아이 스스로 배우게 해야 한다. 내 경우 아이들에게 스스로 결정하도록 맡겼다. 다행히 아이들이 공부에 열의를 가졌고, 스스로 의사결정력과 판단력을 기르게 됐다. 지금은 모든 일에 적극적이고 의지력도 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했다.”

- 장녀가 서울대 인류학과를 졸업한 재원이라고 들었다. 그 비결은?

“바쁜 사업 탓에 특별히 신경 쓴 것이 없다. 굳이 비결이 있다면 우리 집에 있는 책 덕이다. 어릴 때부터 교원에서 만드는 모든 책들을 영업사원들이 내 집에 팔아 좋은 책들이 쌓여 있었다. 그 환경에서 책을 많이 읽다 보니 공부의 기본기가 생긴 것 같다.” 


장평순 회장은 …

· 1951년 충남 당진 출생, 인천고·연세대 행정대학원 졸업

· 1986년 첨삭지도 ‘빨간펜’의 전신인 ‘중앙완전학습’ 창간

· 1990년 공문교육연구원㈜ 설립, 구몬학습 창간

· 1991년 ㈜교원교육 설립

· 1999년 국무총리 표창, 2004년 대통령 표창, 2007년 옥관 문화훈장 수훈

· 현 ㈜교원구몬·㈜교원L&C·㈜교원여행 대표이사, 교원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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