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서정원, 수원 2연패 '헤딩슛'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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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수원 삼성이 정규리그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의 아픔을 딛고 프로축구 아디다스컵에서 2연속 우승하며 자존심을 세웠다.

수원은 22일 동대문운동장에서 벌어진 성남 일화와의 결승전에서 후반 서정원이 터뜨린 결승골을 잘 지켜 1 - 0으로 승리, 우승 트로피와 함께 상금 3천만원을 받았다.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성남은 수원에 약한 징크스를 떨치지 못했다. 상금은 1천5백만원.

경기는 부상에서 회복한 '날쌘돌이' 서정원을 위해 준비된 결승전이었다. 지난 20일 전남과의 준결승에서 후반 44분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려 팀을 벼랑 끝에서 구해낸 서는 이날도 단 한번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결승골로 연결해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성남은 전반 1분 박남열이 골키퍼와 맞선 상태에서 날린 왼발 슛이 아슬아슬하게 골대를 빗나가 절호의 선취골을 놓쳤다.

성남은 미드필드 조직력에서 수원을 앞선 데다 박강조-김인완으로 이어지는 왼쪽 돌파가 잘 먹혀 주도권을 잡았다. 그러나 공격수 간의 호흡이 맞지 않아 골 획득 순간 번번이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수원은 데니스와 서정원의 좌우 돌파로 기회를 노렸으나 성남의 장신 수비수들에게 막혀 이렇다 할 장면을 만들지 못하고 전반을 흘려보냈다.

수원은 후반 13분 베테랑 트리오가 선취골을 합작했다. 신홍기의 오른쪽 코너킥을 유웅렬이 중앙으로 헤딩 패스, 서정원이 헤딩슛으로 성남 골문을 갈랐다.

1998년 9월 일본과의 월드컵 예선전 '도쿄대첩' 에서 최용수의 헤딩 패스를 서가 헤딩 동점골로 연결한 것과 흡사했다.

성남은 후반 28분 수원 수비수 졸리를 경고 2회로 쫓아낸 뒤 수적 우세를 앞세워 몰아붙였으나 이상윤.황연석이 결정적인 골 기회를 놓치며 무릎을 꿇었다.

고종수(수원)는 2골을 기록한 득점왕 후보 5명 중 출전시간이 가장 적어 역대 최소골수 득점왕의 행운을 차지하며 상금 5백만원을 받았다. 데니스는 도움 4개로 지난해에 이어 어시스트왕을 2연패, 3백만원을 챙겼다.

정영재.신준봉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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