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양키스 3연패 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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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가을의 전설' 을 싣고 가는 뉴욕 지하철에 '떠돌이' 호세 비즈카이노가 승리의 'V' 를 탑승시켰다.

샴페인을 터뜨리는 뉴욕 양키스 팬들을 뒤로 하고, 고개숙인 뉴욕 메츠 팬들은 24시간 달리는 지하철 역으로 내려갔다.

양키스가 22일(한국시간) 양키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메츠와의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12회말 2사 만루에서 터진 비즈카이노의 끝내기 좌전 안타에 힘입어 4 - 3의 극적인 승리를 거두고 월드시리즈 3연패를 향한 시동을 걸었다.

현지 시간으로 오전 1시를 넘기며 무려 4시간51분 동안 진행된 혈전에 마침표를 찍은 비즈카이노는 메이저리그 경력 12년 동안 8개팀을 전전했다.

1989년 LA 다저스 소속으로 데뷔, 뛰어난 수비를 선보였으나 형편없는 타격 때문에 한팀에 둥지를 틀지 못한 채 트레이드 기간 때마다 가슴을 졸여야 하는 처량한 신세를 면치 못했다.

올시즌 중반 양키스 유니폼을 입었으나 2루수 백업 요원에 만족해야 했던 그는 메츠의 선발 알 라이터에게 강하다는 이유로 주전 척 노블락을 대신해 2루수 겸 9번 타자로 선발 출장하는 기회를 잡았다.

그는 끝내기 안타와 함께 6타수 4안타로 맹활약, 조 토레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반면 자신이 94년부터 2년간 몸담았던 메츠에는 비수를 꽂는 '저격수' 역할을 맡았다.

양팀 선발 알 라이터(메츠)와 앤디 페티트(양키스)는 좌완 에이스답게 치열한 투수전을 펼치며 경기를 풀어갔다.

0의 행진을 거듭하던 경기는 양키스가 6회말 1사 1, 2루에서 데이비드 저스티스의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로 균형이 깨졌다.

7회 들어 메츠의 반격이 이어졌다. 베니 애그바야니와 제이 페이튼의 연속안타, 토드 프렛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1사 만루에서 대타 버바 트라멜의 2타점 적시타로 동점을 이룬 뒤 뒤이어 에드가르도 알폰소의 내야 안타로 경기를 뒤집었다.

그러나 양키스는 끈적끈적했다. 9회초 1사 2, 3루의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긴 양키스는 9회말 1사 만루에서 척 노블락의 희생 플라이로 3 - 3 동점을 만들며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갔다.

양키스는 이날 승리로 1996년이후 월드시리즈 13연승을 올렸다.

이로써 양키스는 96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3차전부터 월드시리즈에서만 13연승을 거두는 기록을 세웠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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