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 예보관따라 적중률 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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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슈퍼컴퓨터와 기상레이더 등 첨단 장비를 갖춘 기상청 예보시스템이지만 결국 최종 예보는 사람에 의해 이뤄진다. 바로 5명의 예보관(4급)들. 그런데 이들의 예보 적중률이 개인별로 차이가 크다.

기상청이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에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5명의 예보관 중 최고의 족집게는 88.1%의 적중률을 보인 홍윤 예보관. 반면 가장 많이 틀린 예보관은 82.7%의 적중률을 기록했다.

예보 적중률에서 4~5% 차이면 엄청나다. 우리나라의 평균 단기예보 정확도는 올해의 경우 83.9%. 기상 선진국인 미국이 88%, 일본이 86%인 점을 감안하면 2~3% 차이가 얼마만큼인지 가늠할 수 있다.

이처럼 예보관들의 적중률에 차이가 나는 것은 예보기술이 각종 데이터 외에도 감(感)에 의존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 기상청 관계자들의 고백이다.

"예보는 고도의 복합예술과 같아 아무리 베테랑이라도 헛짚을 때가 많다" 는 것이다.

예컨대 위성사진과 기상데이터를 보고 구름의 양 등을 가늠하지만 최종적으로 발표할 때는 '정답찍기' 의 기분이 된다고 한다. 가장 괴로울 때는 비가 올듯말듯 할 때다.

"비 올 확률 30%" 로 발표할지 "흐림" 으로 할지 망설여진다.

여름철 '게릴라성 호우' 는 예보관의 도피처. 갑작스레 쏟아지거나 아예 안오면 "종잡을 수 없는 게릴라니까…" 하며 자위한다.

기상청은 예보 적중률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4월부터 예보관 실명제를 실시 중이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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