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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회담 이모저모] 국제유가 하락세로 돌아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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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휴전 합의가 전격 발표되자 회담을 중재했던 각국 정상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국제 유가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예루살렘과 가자지구 곳곳에서는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주민간의 유혈충돌이 벌어져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앞날이 여전히 험난함을 예고했다.

○…미국의 중재로 16일 오후 1시30분부터 17일 오전 4시까지 무려 15시간 동안 계속된 회담에서 양측은 격한 감정 대립을 보였다.

회담장 밖으로 서로 상대방을 비난하는 고성이 들려 사실상 회담이 실패로 끝나는 게 아니냐는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심지어 전면전으로 갈 것 같다는 극단적인 예측도 나돌았다.

그러나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휴회한 지 4시간여 만인 17일 오전 8시30분 회담이 재개되면서 상황이 달라졌고 난산 끝에 막판 대타협을 이끌어냈다.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17일 오후 1시 기자회견장에 나와 "모든 합의사항은 클린턴 대통령이 발표할 것" 이라고 여러 차례 클린턴의 공적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는 회담의 향후 책임을 모두 클린턴에게 떠넘기겠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의 측근인 암논 립킨 샤하크는 "우리는 이 땅에서 일어나고 있는 폭력을 막고자 왔던 것이며 어떤 형태로든 끝을 맺게 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고 말했다.

아라파트의 측근인 나빌 샤스는 "우리는 행복하지 못하지만 우리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길 원한다" 고 강조했다.

○…이번 회담과정에서 바라크 총리와 아라파트 수반은 한 차례도 단 둘이 만나지 않았다.

상대방이 싫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둘 사이의 다정한 모습이 나가면 양측 국민을 더욱 자극할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두 사람은 16일 처음 만날 때도 악수는 교환했지만 포옹은 하지 않았다.

○…회담 타결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 유가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런던시장에서 12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정상회담이 난항을 겪던 17일 오전까지만 해도 한때 배럴당 31.58달러까지 상승했으나 타결 직후 하락세로 반전, 전날 종가(배럴당 30.88달러)보다 소폭 하락한 배럴당 30.80달러에 거래됐다.

○…합의 발표에도 예루살렘 남쪽 길로시에서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스라엘 지역 내 아파트 건물에 총격을 가하고, 이스라엘 탱크가 이에 응사하는 충돌사태가 벌어졌다.

가자지구의 이스라엘 국경지대에서도 팔레스타인 경찰들과 이스라엘군이 충돌해 팔레스타인 경찰 1명이 숨지고 이스라엘군 10여명이 부상했다.

이라크가 지원하는 팔레스타인 인민해방전선(PLF)은 "이스라엘 목표물들에 대한 자살 공격을 곧 재개할 것" 이라고 밝혔다.

조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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