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36년만에 최대 군사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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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장세정 기자] 중국이 36년 만에 최대 규모의 군사훈련에 돌입,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은 13일 중국의 육.해.공군과 전략핵 미사일을 관장하는 제2포병부대 등이 대거 참가하는 '전군 세기(世紀) 대훈련' 이 이날 오전에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훈련은 베이징(北京) 옌산(燕山)과 내몽고.보하이(渤海).둥베이(東北)의 모처 등 네개 지역으로 모두 한반도와 가까운 곳들에 훈련장이 집중돼 있다.

1964년 이래 최대 규모라는 이번 훈련엔 특히 장쩌민(江澤民)주석 겸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이 직접 옌산 훈련장까지 나와 훈련을 참관했다고 제2관영 중국신문사(中新社)가 밝혔다.

이번 훈련 기간을 비롯해 정확한 참가 병력 규모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신화통신과 중신사는 이번 훈련이 1만3천7백명의 병력이 18개 지역에서 훈련을 펼쳤던 64년 대규모 군사훈련 이래 최대 규모라고 강조했다.

당시엔 마오쩌둥(毛澤東)이 베이징 군구(軍區)와 지난(濟南)군구를 직접 시찰했었다.

이어 79년엔 덩샤오핑(鄧小平)이 군사체육시범을 검열했고, 91년엔 江주석이 베이징 옌산 훈련장에서 훈련을 참관했다.

당시 江주석은 훈련 성과를 보고받은 뒤 '군사훈련을 중심으로 군의 소질을 높이고 사람과 무기의 최적 결합을 실현시키라' 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한편 이번 훈련 실시 배경을 둘러싸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78년 이후 계속된 개혁.개방 과정에서 인민해방군의 현대화를 강력하게 추진해온 중국이 개혁.개방 20여년 동안에 축적된 군사 역량을 종합적으로 실험.평가하려는 데 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이 기간에 중국은 군 현대화를 기치로 다양한 첨단과학기술을 대대적으로 무기체계에 접목해 왔다.

최근 급변하는 동북아 안보 상황에 직면해 중국 공산당의 노선.방침.정책을 확고하게 보위하는 군의 면모를 대내외에 보여줌으로써 내부 결속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아울러 오는 25일은 중국이 항미원조(抗美援朝)전쟁으로 부르는 한국전쟁에 중국인민지원군이 참전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여서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은연 중에 과시하려는 측면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7대 군구 중 유독 한반도에 인접한 베이징.지난.선양(瀋陽) 군구 일원에서 실시되고 있는 점이 이를 간접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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