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면전은 피하자"…유엔총장 긴급 중동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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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가 팔레스타인에 제시한 최후통첩 시한인 9일 오후(현지시간)가 다가오면서 전면전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국제사회 지도자들의 중재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바라크 총리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간의 중동평화회담 재개를 중재하기 위해 이번 주 안에 이집트 등 중동지역을 방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미 고위 관리들이 8일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밝혔다.

미 관리들에 따르면 중동평화회담은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주최하는 형식으로 이뤄지며, 장소는 이집트 휴양지인 샤름 엘 셰이크가 유력하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분쟁종식을 중재하기 위해 9일 이스라엘의 텔아비브로 날아갔다. 아난 총장은 바라크 총리와 아라파트 수반 등 양측 지도자들을 차례로 만난다.

러시아도 가세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특사로 유고로 날아가 밀로셰비치 정권 퇴진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알제리를 거쳐 8일 시리아의 다마스쿠스에 도착했다.

시리아는 레바논내 이슬람 무장세력인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병사 세명을 납치한 사건의 배후로 이스라엘 정부가 지목, 전쟁에 휘말릴 상황에 처해 있다.

이바노프 장관은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만나 푸틴 대통령의 중동평화와 관련한 입장을 전달하고 9일엔 이스라엘로 가 바라크 총리와 회담할 예정이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8일 무바라크 대통령 등 중동 지도자들 및 아난 총장과 잇따라 전화로 회담했다고 프랑스 대통령실이 밝혔다.

이같은 외교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8일 예루살렘과 나사렛.헤브론 등에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총격전과 투석전이 이어져 나사렛과 요르단강 서안지구 등에서 아랍계 이스라엘인 등 2명이 숨지고 7명이 중상을 입었다.

◇ 전력비교=팔레스타인의 전력은 이스라엘에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빈약하다. 텔아비브 대학의 자파 전략연구센터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현재 가용 탱크가 2천8백대, 전투기 7백대, 야포가 수천문에 이르며 현역 18만명을 포함해 총 60만명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팔레스타인은 3만명 정도의 경찰력이 병력의 전부며 무기도 소총 등에 불과하다. 특히 공군력의 경우 아라파트 수반의 전용기인 헬기 두 대가 있는 정도다. 이밖에 아라파트가 이끄는 파타당 내 강경파인 탄짐 소속 6천여명의 자살특공대가 있다.

조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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