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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승씨 12년만에 국회 강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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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자유민주민족회의 이철승(李哲承.78.사진)의장이 6일 국회를 찾았다. 1988년 13대 총선 때 낙선, 정계를 떠난 지 12년 만이다.

여야 연구모임인 '국방안보정책연구회' 와 '국회안보통일포럼' 이 공동 주최한 세미나의 초청강사로 온 것.

한나라당에선 두 연구회장인 박세환.조웅규 의원 등 20여명, 민주당 김택기, 자민련 정진석.안대륜 의원이 참석. 주제는 '우리의 대북관과 국가관' .

李의장은 "안보를 걱정하는 의원들이 이 늙은이를 불러줘 고맙다" 는 말로 인사말을 대신했다. 그는 "현재 남북관계는 6.25전쟁에 비유하면 낙동강까지 밀려온 것" 이라고 주장했다.

또 "(자유.민주)건국이념은 나라의 중추신경" 이라며 "척추가 바로서야 사지가 제대로 움직이는데 우리 정치는 디스크에 걸려 있다" 고 지적했다.

소석(素石.그의 아호)은 '40대기수론' 등으로 야당시절 경쟁했던 김대중 대통령(DJ)과 김영삼 전 대통령(YS)에 대해 다른 평가를 내렸다.

그는 "김정일이 통일대통령이 될 것처럼 착각하는 것은 전적으로 김대중씨가 잘못했기 때문" 이라며 "DJ는 국민대표성이 부족해 대북협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고 주장했다. 반면 YS에 대해선 "장택상씨 밑에서 있어 반공기반은 탄탄하다" 고 평가했다.

이어 "(YS의)반(反)김정일운동은 늦었지만 불행 중 다행" 이라며 "최근 YS에게 '당신 복 많은 사람이다. 김일성이 안 죽고 만났더라면 지금 꼴 났을 것' 이라는 말을 해줬다" 고 했다.

강연 후 李의장은 YS와의 반김정일 연대 가능성에 대해 "뜻은 같지만 모습이 다르니…" 라고 말했다.

이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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