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경제쓴소리' 꼼꼼히 메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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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6일 오전 11시30분. 청와대에 1970년대부터 현 정권까지의 경제팀장 14명이 모였다.

현 경제상황을 '난국' 으로 규정한 김대중 대통령이 어려움을 이겨낼 고언(苦言)을 듣기 위해 불렀다.

오찬 모임은 2시간10분간 이어졌다.

金대통령은 "경제가 어렵다, 제2위기설이다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고 조언을 부탁했다.

남덕우.김준성.정재석 전 부총리 등 70년대 이후 개발경제의 주역들을 비롯해 과거의 경제 총수들이 의견을 말하는 동안 金대통령은 꼼꼼히 메모했다.

평소와 달리 金대통령은 끝부분에서 3분밖에 발언하지 않았다. "여러분의 귀중한 말씀을 듣고나니 느낀 것이 많다" 면서 "자주 이런 모임을 갖겠다" 고 약속했다.

경제부총리를 지낸 한나라당 김만제.민주당 홍재형 의원, 민국당 조순 전 의원도 참석했다. 그러나 IMF 환란으로 구속됐던 강경식(姜慶植)전 부총리는 불참했다.

남덕우 전 부총리는 "구조조정의 목적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것" 이라며 "정부가 간섭하지 않고 30년 적폐가 하루 아침에 없어질 수 없겠지만 그럴수록 정도(正道)를 가야 한다" 고 금융과 구조조정에 정부 간섭을 최소화할 것을 주문했다.

80년대 안정화의 기초를 다진 김준성 전 부총리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제도는 정말 개선해야 한다" 면서 전문 경영인이 아닌 전직 금융인이나 전 경영인을 그대로 쓰는 방식을 꼬집었다.

김진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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