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전 책임PD “제작진, 고맙고 자랑스럽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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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MBC PD협회와 MBC 구성작가협의회 등은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무죄 판결은 민주주의와 언론의 공적 책임을 지키려는 당연한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당사자인 MBC ‘PD수첩’의 조능희 전 CP(책임프로듀서)도 “무수한 탄압과 고통을 견뎌 왔던 제작진에게 고맙고 미안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MBC는 판결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엄기영 MBC 사장은 이날 오후 방문진 이사회에 참석, PD수첩 진상조사위원회 설치 여부를 묻는 질문에 “아직 소송이 진행 중이니 좀 더 생각해 보겠다”고만 말했다.

학계에선 “명백한 왜곡보도에까지 면죄부를 준 셈”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박천일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당시 PD수첩 보도는 방송저널리즘의 핵심인 균형성을 도외시한 채 분명히 편향적이고 편파적인 방향으로 상황을 왜곡했다”고 강조했다. 최창섭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도 “목적성이 존재했고 내용에서도 오류가 많았는데 법원이 문제없다고 판단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김민호 교수는 “과장된 내용이 핵심에 해당한다면 그 자체가 허위보도”라고 지적했다.

"언론 자유를 강조한 의미 있는 판결”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이창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언론의 정부정책 비판은 일부 내용에 문제가 있더라도 명백한 고의가 아니라면 충분히 허용돼야 한다는 게 판결의 취지”라고 말했다.

이상복·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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