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펀슨 세계은행 총재 "IMF 사이버 총회 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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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이대로 가다가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총회가 시위대에게 시위장소를 제공하는 것밖에는 안된다. 요즘 같은 정보화 시대에는 온라인 총회를 여는 편이 훨씬 낫다."

지난달 27일 IMF.세계은행 합동 연차총회가 반(反)세계화를 주장하는 민간단체들의 시위로 예정보다 하루 일찍 폐막한 가운데 제임스 울펀슨 세계은행 총재가 기자회견장에서 이같이 제안했다.

지금과 같은 총회 방식은 시위대의 표적이 되기 쉽고,치안 유지 및 회의장 시설 마련에 엄청난 비용도 투입해야 하는 만큼 아예 총회 자체를 온라인으로 개최하자는 것이다.

그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IMF측과 논의할 계획" 이라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달 29일자에서 이같은 주장이 IMF.세계은행 안팎에서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이번 총회에서는 세계 각지에서 몰려온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해 유혈사태를 빚었으며 관련 비용도 막대하게 들었다.

총회가 열렸던 체코 프라하는 각종 시설물의 파손에 따른 보수비용은 둘째 치고 보안 유지에만 2천5백만달러를 썼다. 또 회의장인 의사당 건물의 보수비로만 6천만달러가 들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IMF.세계은행 총회는 전세계에서 1만명이 넘는 전문가들이 한군데 모여 친분도 다지고 필요한 네트워크도 구축하는 유용한 기회이니만큼 섣불리 결정해서는 안될 것" 이라고 주장한다.

이번 프라하 시위를 주도한 시위대 관계자들은 "두 기관이 총회를 온라인으로 열더라도 이를 저지할 방법은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다" 고 말한 것으로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했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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